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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공판, ‘김원홍 녹취’ 직접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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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회장 형제와 무관하다" 수차례 언급

[뉴스핌=강필성 기자]  최태원 SK 회장 공판에서 핵심으로 떠오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SK그룹 내부에서도 재무팀 정도만 어렴풋이 알 뿐, 그의 존재는 사실상 베일에 가려져있었다. 최근 공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도 그가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투자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과, 최근 최 회장 형제 배임·횡령의 핵심인 SK그룹 펀드 설립과 유용에 핵심이라는 점 정도다.

하지만 김 전 고문은 2011년 SK그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중국으로 출국,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은 상황. 그가 최 회장 형제에게 보내온 ‘통화 녹음’ 내역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 심의로 진행된 최 회장 형제의 배임·횡령혐의 공판에서는 김 전 고문이 중국에서 제공한 녹음 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녹취로만 제공된 증거를 직접 듣고 억양, 뉘앙스 등에서 증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 전 고문이 보내온 녹음 파일은 총 5개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통화 내용이 2개, 최 부회장과 통화내용이 2개, 최 회장과 통화 내용이 1개다. 분량만 약 1시간 반에 달한다.

이중 재판 과정에서는 김 전 대표와의 통화 내용 2건과 최 부회장 통화내용 1건이 공개됐다. 최 회장 통화 내용 공개는 최 회장의 반대로 인해 보류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 전 고문과 이들의 관계다. 김 전 고문이 ‘회장님’으로 불리는가 하면, 최 부회장에게는 하대를 하고, 최 회장을 ‘티(T)’라고 부르기도 했다. 김 전 고문의 고향이 경북 경주로 알려진 만큼 진한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먼저 김 전 고문과 김 전 대표의 녹음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지난해 7월에 이뤄졌던 통화였다. 이 당시 주요 통화는 재판 과정 준비와 대응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전 고문은 김 전 대표에게 재판 과정이나 변호사의 대응, 최 회장 형제끼리 다투지는 않는지, 최 부회장의 혐의를 벗어야한다는 주장 등에 대해 상세히 묻고 지시했다. 김 전 대표는 김 전 고문에 대해 극존칭을 썼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 김 전 고문이 최 회장 형제와 무관하다는 점을 수차례 언급했다는 점이다.

그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이야기 하자면 사실은 그 두 사람(최 회장 형제)은 정말 모르는 거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네 펀드 도와준 걸 네가 아무생각 없이 450개(450억원) 빼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돈 빌려가는 것을 두 형제가 모르고”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나 대신 재원이(최 부회장)가 역할(자수) 맡은 거 아니냐”며 “중요한건 (재판부가) 믿고 안 믿고가 아니라 사실이 그러니 사실대로 말하는 게 안 났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전 대표가 “펀드 선지급을 T(최 회장)가 주라고 하셨던 것, 이부분 때문에 이게 어렵다”고 말하자 김 전 고문은 “그게 실질적으로는 선지급인지도 모르고 준홍이 힘드니 도와주라고 해서 된 거잖아”라며 “핵심이지만 너와 내가 한 거지만 두 형제가 뒤집어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고문이 “우리 중 너 빼고 재원이, T, 나 중 누구 말을 들을래?”라고 말하자 김 전 대표는 “두 분(김 전 고문과 최 회장)은 같은 분인 줄 알고 살았다.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한 점도 김 전 고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부회장의 통화 내역은 코덱의 문제로 다른 하나가 재생되지 못했다. 이번에 공개 된 것은 검찰의 기소 직전인 2011년 12월 김 전 고문이 최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대화다.

당시 김 전 고문은 “네가 무엇보다 죄가 없는데, 누명써서 들어가는데 너무 미안하다”며 “잘 하고 나중에 누명 꼭 벗겨줄게”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이 사과에 “괜찮습니다”, “예”라고 답변만 한다.

이어 김 전 고문은 “너는 정말 죄 없고 어쨌든 준홍이랑 내가 한 거잖아 미안하다”며 “세상 사람들이 진실을 믿어주지 않기 때문…너는 아무 잘못 없다. 알겠지?”라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 녹음은 모두 김 전 고문이 직접 녹음한 것으로 왜 이를 증거로 제출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여기에서 언급된 ‘최 회장 형제는 알지 못한다’는 점을 증거로 삼고 있고, 검찰 측은 도피한 범죄혐의자가 제출한 내용 자체가 다분히 연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이고 있다.

남은 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의 통화 및 최 부회장과 김 전 고문의 통화 내용은 다음 공판 기일에 공개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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