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조유로 규모의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LTRO)으로 은행권의 유동성 경색을 차단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자금 지원 의사를 밝혔다.
유로존 은행권이 LTRO의 만기를 1년 앞둔 시점에 새로운 지원책을 강구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단기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 증언에서 필요할 경우 새로운 LTRO를 시행해 은행권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새로운 LTRO를 포함해 단기 머니마켓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에 따르면 3년 만기로 집행된 대출 지원을 받았던 유로존 은행권은 3300억유로의 자금을 상환했다.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은행권 유동성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금융권 관계자들은 ECB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ECB의 전례 없는 지원에도 중소형 은행의 상당수가 여전히 민간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막힌 실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무보증 선순위 채권 발행이 1530억달러로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이 같은 정황이 확인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LTRO의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자금 흐름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CB가 이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 애널리스트는 우려스럽다는 표정이다. 자금 지원이 추가로 이뤄질 경우 단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7분기 만에 간신히 침체를 벗어난 유로존 경제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증언에서 상당 기간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지난 7월 제시한 통화정책 관련 선제적 가이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유동성 공급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실물 경기로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