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구멍난 국민은행, 'CEO리스크'로 윤리의식 '뚝'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내부통제시스템 붕괴…줄서기·보신주의 확산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휘청이고 있다.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부실 등 해외발 악재에 더해 본점에서 국민주택채권 위조로 90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터졌다. 고객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금융회사 직원이 사적 이익을 위해 고객돈을 가로챈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붕괴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이에 앞서 'CEO리스크'와 그에 따른 줄서기, 보신주의가 구성원의 윤리의식과 조직문화를 좀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이 실력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믿음이 깨졌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본사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날부터 도쿄지점 부당대출에 이어 보증부대출 부당 이자 수취,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에 대해 특검에 나선다. 한 은행이 동시에 3건에 대해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두 사람의 문제로 전체를 판단할 수 없지만, 내부통제 문제 이전에 고객이 믿고 맡긴 돈을 자신의 돈 이상으로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은행원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의식이 무너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는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의 전반적인 윤리의식 저하와 조직문화 퇴행의 증거라는 지적이 많다.

앞의 관계자는 "CEO리스크 하나로 변명하는 것은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CEO리스크로 조직이 실력으로 승부하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구성원간에 상당히 넓게 퍼져있어 기회가 되면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자기 살길을 궁리하게 되는 게 현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지주나 은행이나 경영진 교체기에 예외없이 외풍에 시달렸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부터 어윤대 전 회장, 임영록 현 회장과 이건호 현 행장까지 낙하산 논란이 없었던 적이 없다.

주요 경영진 선임때마다 불어오는 외풍은 줄대기를 부르고 조직 누수 현장으로 이어졌다. 이어 새로운 CEO는 이를 다잡기 위한 큰 폭의 물갈이에 나섰고, 이는 임원들이 관련 업무를 제대로 꿰뚫지 못하면서 잠재적인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게 하는 부작용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잦은 임원 교체 속에 일을 실제 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것을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이번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의 경우, 횡령을 저지른 직원은 만기 이후 5년의 1종 국민주택채권 소멸시효직전까지 상환되지 않고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채권을 노렸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이런 장기 미상환 채권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부실한 내부통제시스템 문제는 인사문제에서 파생된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보신주의를 제어하지 못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기본적인 보고 체계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7일 시중은행 해외 현지법인 직원의 임기 보장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국민은행에 보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를 무시하고 원래 예정돼 있던 중국법인장과 부법인장 교체를 지난 12일에 그대로 단행했다. 이건호 행장은 금감원 공문에 대해 보고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CC 부실 의혹과 관련해서도, BCC가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외환업무 1개월 정지를 받았을 때도 민병덕 전 행장과 이사회는 이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허위보고도 서슴지 않았다. 보증부대출 부당 이자 수취에 대해 당초 55억원을 환급한다고 했지만 최근 10억여원으로 줄여 보고했다.

KB그룹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조직원들의 로열티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어느날 밖에서 사람이 날아오고, 의외의 사람이 상사로 내려오면 '내가 열심히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직에 헌신한다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