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정성립 사장 내정과 관련, 외부인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7일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산업은행의 정성립 사장 추천은 대우조선해양 노조 및 5만 구성원들의 요구를 무시한 행위"라며 "지금이라도 올바른 인사 검증으로 참신하고 검증된 내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토록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6일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로 정성립 현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정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1972년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 한국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을 거쳐 2006년 대우정보시스템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3년부터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정 후보가 사장에 선임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간 이후 최초로 외부 인사가 수장에 오르게 된다.
이에 노조는 외부인사 반대 의사를 그동안 수차례 밝혀 왔음에도 산업은행이 이 같은 강수를 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정성립 전 사장을 대우조선 사장으로 추천한 것은 현대중공업과 같은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시도하려는 의도와 함께 대우조선 매각을 앞두고 산업은행의 충실한 대변인의 역할에 적합한 사람을 선정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할 수밖에 없는 STX조선을 과거 부도난 대한조선을 대우조선에 떠넘기듯 대우조선을 등에 업고 손쉽게 정리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사장 후보로 언론에 거론됐던 내부인사들을 고재호 현 사장이 사전에 정리해 내부인사 부재 상태를 만든 것과 관련해서도 산업은행이 이를 묵인해 주면서 내부 인사 부재 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성, 외부 인사를 끌어오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었나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후보에 대해서는 현재 맡고 있는 STX조선해양 대표 역할에 전념해 주길 노조는 당부했다.
노조는 "STX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는 정성립 사장은 그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2006년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과감히 물러났듯이 열정을 가지고 대우조선을 이끌어 가고 있는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사장으로 낙인찍히기보다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회사를 책임질 수 있는 사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전임 사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수차례 상경투쟁과 기자회견, 산업은행에 보낸 공식 업무연락을 통해서 밝혔듯이 그 어떠한 외부인사에 대한 영입은 분명히 반대함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조선을 국가경제 발전과 지역경제 발전 그리고 5만 구성원들의 삶의 터전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의 대상으로, 정치권 등 개인의 잇속의 희생물로 삼는 것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산업은행은 내부인사를 선임하지 않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이 이번에 신임 사장을 내정함에 따라 고재호 현 사장과의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정 사장을 추천하면서 고재호 현 사장을 대우조선 대표이사로 인정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이상 노사관계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의 권한은 이미 상실된 것"이라며 "고 사장과는 오는 5월부터 있을 2015년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