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여신 급감한 가운데 소비 대출 및 모기지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경제가 올들어 완만한 성장을 보인 것은 또 한 차례 신용 버블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소비자 신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국 경제 성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영국 경제가 지난 1분기 0.4% 성장한 데 이어 2분기 성장폭을 0.7%로 확대한 것은 민간 신용 팽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빚에 의존한 성장 패턴이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 여신이 지난 6월 4년래 최대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소비자 신용이 급증한 것은 성장의 균형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주택 매입과 소비를 위한 신용 창출에 의존한 성장 회복은 영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지난 6월 제조업 여신은 약 55억파운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데이터 분석을 시작한 이후 최대 감소에 해당한다.
반면 모기지 대출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소비자 신용 역시 약 10년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6월 모기지 대출 승인은 총 6만6582건에 달했다. 이는 전월 수치인 6만4826건과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6만6000건을 웃도는 수치다.
금액 기준으로 모기지 대출은 약 7년래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6월 모기지 순융자가 26억파운드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났다. 집값 상승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역시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20억5000만파운드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소비자 신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6월 소비자 신용은 전월 대비 7.6%, 12억2000만파운드 급증했다. 이는 2006년 4월 이후 최대 증가다. 또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1억파운드를 웃도는 수치다.
이 때문에 소득 대비 가계 대출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0년 초까지 비율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70%까지 오를 것으로 영국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언스트앤영 아이템 클럽의 마틴 벡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를 통해 과도한 부채에서 초래되는 고통을 충분히 경험한 만큼 정부가 최근 신용 증가 추이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