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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환율전쟁] 뒤늦은 '참전'… 시장 '공상'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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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위안화 매도 베팅, 불확실성 높인다"

[뉴스핌=김사헌 기자] 중국의 사상 최대폭 위안화 평가절하를 놓고 국제금융시장이 '발작' 증상을 나타냈다. 전 세계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에는 일제히 '환율전쟁(Currency War)'이 들어찼다.

이번 중국의 전격 평가절하 단행은 전례없는 수준에다 예상치 못한 것이기에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한 상황에다 신흥국 통화가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더 그랬다.

금융시장의 발작은 일회적 평가절하에 대한 반사적 대응이라기 보다는 더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진행될 것이란 우려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12일 추가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국발 환율전쟁'이라고 결론내리는 것은 섣부르다. 전쟁은 누가 개시했든 상대방 국가가 참전해야 성립되는 것인데, 다른 나라들이 보복 대응에 나설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평가절하 폭이 사상 최대라고 하지만, 다른 신흥국통화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브라질헤알화는 올해 들어서만 하루 만에 2% 이상 약세를 보인 적이 10차례가 넘는다.

중국의 뒤늦은 참전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 환율전쟁 구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관점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세계 1위 수출대국이란 점에서, 그 정책 의도가 어떠하든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계속 용인한다면, 이에 따라 겅쟁국들의 대응 압박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 '뒤늦은 참전' 명분은

중국은 올해 7월 수출이 8.3%나 급감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펀더멘털'한 명분이 있다. 중국이 7% 정도 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5% 밑으로 성장동력이 떨어져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1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는 리서치회사 드래고노믹스(Dragonomics)를 인용, 중국기업의 생산설비투자 증가율이 작년 6.6%에서 올해 4%~5%에 그칠 정도로 낮아졌다면서. 기존 설비의 감가상가 등을 고려할 때 더이상 생산설비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게다가 앞서 다른 신흥국들은 이미 자연발생적인 '평가절하'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도 "인민은행의 고시환율 변경의 의미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논평했다. 인민은행이 스스로 이번 조치가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일회적인 조치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줄곧 강조해 온 '환율의 시장 결정과 내수 의존도 강화' 방향과 일치한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대변인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위안화 중심환율 결정 방식은 시장의 역할이 더 커지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 "중국이 2~3년 내에 효과적인 변동환율 제도를 달성할 것으로 믿는다"는 우호적인 입장까지 내놓았다.

중국은 페그 환율을 유지한 덕분에 올들어 수차례 완화 통화정책을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이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제 시장 압력에 환율 변화를 노출시킨 것은, 위안화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100년 대계를 강조하는 중국 정부가 단기간에 말바꾸기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앞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서 수출을 늘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추가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는 "선진국들이 환율전쟁을 하다 제 발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책의 큰 변화가 드러나기는 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첫 공식 방미 일정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정책기조의 대전환으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려했을지 의문이다.

중국은 2005년 바스켓통화에 대한 괸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미국 달러화에 대한 페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달러화가 20% 평가절상 될 때 위안화도 전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수출경쟁력을 잃으면서 최근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위안 환율은 평가절하 직전에 6.21위안 수준에 거래됐다가 12일까지 연속 두 차례 평가절하 이후 6.51위안까지 6% 이상 급상승했다. 사상 최고치는 1994년 1월 기록한 8.73위안이며, 사상 최저치 1981년 1월의 1.53위안에 비해 약 6배 상승한 것이다. 1981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환율은 6.94위안 수준.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 충격? "시장의 상상만큼"

위안화 평가절하가 미칠 세계경제 영향을 놓고 전문가들 셈법이 분주하다.

가장 큰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개시가 지연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14년 이후 중국 위안화는 바스켓통화 대비로 10% 넘게 평가절상됐고, 이제는 '고평가' 영역에 진입햇다는 평가를 받는다. IMF가 인정한 것이다. 또한 달러화 강세가 연준의 발목을 잡기는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하가 곧 달러화의 강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연준의 긴축 개시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다만 앞으로 긴축 속도가 다소 느려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뱅가드그룹의 로저 알리아가-디아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제에 (위안화 절하가) 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TD증권의 게나디 골드버그 전략가는 "추가 달러 강세는 연준이 금리를 어디까지 올리느냐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첫 인상 시점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커져야 위안화 평가절하가 연준이 9월 금리 인상 결정을 미루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 어떤 불균형을 유발할지 모를 일이지만, 그 자체로 부정적인 충격이 클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 다음으로 큰 우려는 중국이 전 세계로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것 아니냐는 데 있다. 중국은 생산자물가가 40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5.4%를 기록 중이다. 선진국은 몰라도 중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나 경쟁하는 신흥국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 한국 원화를 비롯해 호주아 뉴질랜드 달러, 대만 달러, 싱가포르 달러 등이 일제히 1% 내외 급락한 것은 이런 우려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우려는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가 선진국 중심으로 회복되고 신흥국 중심으로 둔화되는 것이 중국의 책임은 아니며, 위안화 일시 소폭 평가절하가 대단히 큰 충격파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추가적인 평가절하보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위안화가 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베팅할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신용평가사 피치 산하 BMI리서치의 스튜어트 올소프 수석 국가위험분석 담당자는 "투자자들이 위안화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 베팅에 나설 경우 '시장이 환율을 결정하게 할 때' 위안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약세를 보이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가절하의 충격은 시장의 상상과 그에 따른 베팅에 따라 강화될 수 있다.

◆ 환율전쟁 잔혹사:  신흥국이 피해자

환율전쟁은 글로벌화 된 세계경제 내에서 각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하는 국제 정세를 일컫는다.

이는 자국 수출 가격을 낮추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입 부담을 늘려 이를 억제하도록 유도하는 중상주의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이로써 내수는 물론 외수의 증대 효과를 동시에 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AP/뉴시스>
다만 통화가치 평가절하는 필수 수입제품의 비용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가계 구매력을 낮추는 부정적인 효과를 감수하는 것이다. 또한 보복 평가절하 시도가 뒤따르면서 국제 교역 자체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모두가 패자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최초의 환율전쟁은 미국이 유발했다. 미국은 1930년 대공황 이후 금 본위제를 폐기했다. 이후 주요국들은 자국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보복 대응이 뒤따르면서 실제로 국제 교역은 위축됐다.

21세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은 또 한 번 환율'전쟁'에 돌입한다.

이 때는 직접적인 통화 평절하가 아닌 직간접적인 정책 조합으로 진행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외환당국의 시장개입과 자본통제 실시와 같은 직접적인 대응이며, 양적완화와 같은 간접적인 정책도 활용된다. 경쟁적 평가절하란 단어보다 호전적인 의미에서 '환율전쟁'이란 용어가 자주 사용됐다.

미국 재무부는 1994년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 위안화가 대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가'에 포함시켰다. 이런 인위적인 시장개입국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다.

중국은 2005년 7월 위안화의 2.1% 일회 평가절상과 함께 변동환율제로의 이행을 개시한다. 이 때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위안화는 대폭 평가절상되었다. 위기가 잦아드는 2010년이 되면 중국은 다시 위안화 절상을 용인했다. 결국 2015년 4월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처음으로 중국 위안화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내렸고, 또한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위안화 편입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한편, 가장 최근 환율전쟁은 일본와 유럽의 양적완화에 따라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급격한 엔화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자국의 디플레이션을 세계경제에 수출했고, 유럽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과거 환율전쟁과는 달리 이번 전쟁은 주요국이 자국 통화를 빠른 속도로 찍어내어 팽창적 통화정책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차원의 경제 부양정책 공조가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이 망하는 게 좋겠냐 여러분이 참는 게 좋겠냐"는 협박 속에 진행되는 이 정책 피해자는 다시 신흥국이 될 모양이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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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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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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