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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9월 위기설'은 자기실현적 예언? 배경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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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연준 금리인상 '메인 트리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서울=뉴스핌 김성수 배효진 기자] 9월 세계 경제가 붕괴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9월 위기설'이 최근 금융시장에 확산됐다. 이미 8월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기의 전조와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가 확실치 않은 9월 위기설은 어디서 나온 것이며 시장 우려대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일단 과거 금융시장 대형 폭락장이 발생했던 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자기실현적 예언'

가장 최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됐던 리먼 브라더스 파산사태가 9월에 터졌으며, 2011년도에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나온 뒤 9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인 바 있다.

그보다 앞서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며 폭락장을 연출했었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주식시장이 20% 수준의 급락장을 연출하기 시작한 것이 9월이다. 
 

24일 오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26포인트(2.47%) 내린 1829.81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200원대를 넘어섰던 원·달러환율은 4.0원 오른 11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외환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경제 비관론들 사이에서 주로 회자되는 '세계경제 7년 위기설'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가 매 7년마다 한 번씩 발생한다는 것인데, 73년 오일쇼크부터 시작해 80년 미국 경기침체, 87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컸던 주식붕괴, 94년 연준의 기습 금리 인상으로 발생했던 채권 패닉장, 2001년 9.11사태와 뒤이은 주식붕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모두 7년을 주기로 발생했는데 올해가 바로 그 다음 순서라는 것이다.

이런 모든 위기설은 대부분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점에서, 시스템 차원의 동학으로 볼 때 단순히 무시하기 힘든 것이 많다. 특히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각종 변수, 이른바 위기의 방아쇠(trigger)가 될 중대한 요인들이 잠재된 상태일 때는 더욱 그렇다.

◆ 트리거와 가능성, 'G2 불확실성'에 달려

올해 세계 경제 위기를 촉발할 원인은 일단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중국 경기둔화와 그로 인한 세계 경제 타격이며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여기에 상품시장 약세, 신흥시장 펀더멘털 부진 및 자금 이탈 등이 부가적으로 겹치면서 위기 가능성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기 불안의 경우 지난 달 당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조치가 나오면서 우려가 더 고조됐다. 인민은행이 세 차례에 걸쳐 위안화 가치를 4.65% 끌어내린 탓에 주변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 대부분 급락세를 보이고 증시 역시 가파른 내리막을 연출했다.

 당국이 각종 부양책을 꺼내 들었음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증시도 패닉장을 이어가자 결국 환율 카드까지 꺼내게 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중국 둔화 불안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제 지표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주 후반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1로 6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공식적으로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여러 경제지표를 토대로 볼 때 실제로는 이보다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미국 자산운용사 이튼반스 수석투자담당자 에드워드 퍼킨은 조작 우려가 적은 화물 물량이나 전기 사용 데이타 등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중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약 2%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은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24일 공개된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서베이에 따르면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을 점친 응답자는 37%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1/4 가까이는 10월을 점쳤다. 17%의 응답자는 12월을 예상했으며 나머지 17%는 금리 인상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달 7일부터 1일까지 진행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서베이와는 대조적이다. 6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WSJ 서베이에서는 82%의 응답자가 9월 인상을 점쳤다.

현재 연준 관계자들은 미국의 고용시장 추가 개선을 확인하고 인플레이션도 2% 수준으로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만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준의 7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도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컨센서스는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ME그룹 페드워치는 거래인들이 최근 9월 인상 가능성을 45%로 보고 오히려 12월 인상 가능성은 73%로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 신흥국 성장 신화에 균열… 맹점은 '제도·개혁'

글로벌 시장의 혼란은 각국간 정책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신흥시장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일시적인 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성장엔진이 될 것이란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정책 당국자들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며 불평등 확대와 수출 의존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모델의 생명이 길지 않다는 교훈을 얻었다. 때문에 글로벌 수요 창출을 위한 정책 공조로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쳐)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투자를 늘릴 필요성에 동의했다.

최근 5년간 선진국과 신흥국, 글로벌 수출 규모 3개월 평균 이동선 <출처=ABN AMRO>

하지만 여전히 신흥국 경제 모델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최종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지 못했고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흥국이 최근 도미노 폭락을 연출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도 있다. 

하버드케네디스쿨의 다니 로드릭 국제경제학 교수는 "신흥시장이 뒤늦게 깨달은 교훈은 그들의 경제 성장이 생산의 효율화 같은 구조적 변화가 아닌 일시적으로 폭증한 수요와 원자재 시장의 활황, 지속불가능한 민간과 공공의 투자에 기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로드릭 교수는 제조업 등 수출 산업에 대한 높은 집중도가 내수 기반의 서비스 산업이 미숙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서비스가 제조 공산품과 동일하게 거래되지 않고 기술적 활력도 떨어져 대다수 신흥국이 서비스업이 수출 중심 산업구조를 대체하기 취약한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환경에 놓인 신흥국의 과제는 기술 개발과 노동력 교육, 생산 효율성 극대화 등 펀더멘털 강화를 통해 경제가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을 엮임한 빌 에모트는 "원자재·금융시장이 출렁이고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는 등 우호적 환경이 사라지면서 취약했던 정치와 정책, 제도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경제성장과 원자재·금융시장에서 어떤 왜곡이 발생하더라도 저렴한 노동력과 높은 생산성을 결합한 신흥국 경제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붕괴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브라질 위기 역시 정부 지지율 급락과 그로 인한 정부의 정책 추진력 저하가 구조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터키와 인도네시아 역시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신흥국 경제가 정치와 제도적 측면의 유연성과 융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꿈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997-98년 외환위기와 차이점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이 촉발되면서 신흥국이 세계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 외환시장이 지난 1997~1998년의 위기를 되풀이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은 투자은행 N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를 인용, 19개 신흥국에서 지난 7월 말까지 최근 13개월간 1조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개 분기 동안 순유출된 4800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러나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는 태국·말레이시아·한국 등 고속 성장하던 아시아 지역에 투자 붐이 일면서 대규모 핫머니가 유입됐다가 갑자기 빠져나가며 초래된 반면, 최근의 아시아 경제는 과열 상태에 놓여 있지 않아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리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당시 고속 성장하던 아시아 지역에 유입됐던 대규모 핫머니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것이었다"며 "반면 최근의 루피아 급락은 인도네시아의 대외경쟁력 약화로 발생한 것이고, 링깃화 약세는 유가 하락 등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들 국내총생산(GDP)에서 달러표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했을 때도 현재는 과거 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양호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증권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대외부채는 1997년 위기 직후에도 거의 대부분 해외통화 표시였던 반면, 현재는 이 비율이 70%로 떨어졌다"며 "태국도 해외통화 표시 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국가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외환보유고를 확충해 놓고 있다"며 "또한 외환위기 직전에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가치를 달러에 연동시킨 고정환율제를 쓰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도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김성수 배효진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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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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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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