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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드론1세대 심현철 교수 "10년내 로봇 조종 무인기 띄운다"

기사입력 : 2016년04월14일 14:47

최종수정 : 2016년04월14일 16:46

인간·로봇 노동력 시너지…사회 전반 효율성 향상

[뉴스핌] 올해로 창간 13주년을 맞는 뉴스핌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주식회사 대한민국' 살리자>라는 주제로 제5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을 개최합니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병태 KAIST 교수 ▲박수용 서강대 교수(글로벌핀테크연구원장) ▲허이빙(何一兵) 중국 O2O업체 롄롄(臉臉)창업자 겸 CEO ▲심현철 KAIST 교수를 사전 인터뷰했습니다. 포럼은 4월 21일(목) 오전 8시30분~12시 (점심 제공),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립니다.  

[뉴스핌 = 최유리 이수경 기자] 로봇이 인간에게 묻는다. "You drive?(당신이 운전을 한다고?)" 당연히 로봇이 해야 할 일을 왜 인간이 하냐는 듯 의아한 반응이다. 다가올 2035년을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SF) 영화 '아이로봇'의 한 장면이다. 영화 속에선 지능을 갖춘 로봇이 인간에게 운전과 가사일 등 생활 편의를 제공한다.

심현철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에게 영화 속 장면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로봇이 운전하는 자동차나 항공기는 심 교수에게 눈 앞에 닥친 연구 과제다. 무인 항공기(드론) 연구 1세대인 그가 향후 10년 안에 현실화하려는 모습이기도 하다. 지난 7일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심 교수를 만났다.

◆ 작업 로봇 현실화…로봇이 조종하는 무인항공기 목표

<사진=최유리 기자>

무인기는 조종사 없이 원격 시스템으로 운항되는 항공기다. 군사용으로 시작해 농업, 물류, 보안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 무인기 시장을 이끌던 구도에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무인기 산업 매출을 현재 6000억원에서 2025년 1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심 교수는 무인기 영역 내에서도 독창적인 연구 분야를 선점했다. 처음부터 무인기를 개발하는 대신 로봇을 활용해 유인기를 무인기로 개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항공산업의 90% 이상을 유인기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효율화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 교수는 로봇이 팔로 하는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로봇의 팔이나 손으로 움직임을 구현하면 단순한 작업을 맡길 수 있다고 본 것. 그간 휴머노이드(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 연구는 걷는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두 다리로 걷는 것이 인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로봇이 조종하는 무인기 개발에도 유사한 기술을 적용했다. 조종석에 사람 대신 앉은 로봇은 엔진 버튼을 누르거나 핸들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 로봇이 앉은 위치에서 구동 버튼까지 좌표를 계산해 움직임을 주는 방식이다.

"로봇이 조종사 역할을 대신하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미국에서는 조종사 교육에 연간 30억원 정도를 쓴다고 해요. 훈련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도 조종사가 퇴직하면 기술을 활용할 수 없게 되죠. 반면 로봇의 경우 지식을 축적해 이를 프로그램으로 다른 로봇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 AI 포비아는 기우…인간+로봇 시너지에 주목

심 교수의 말대로라면 로봇이 조종사의 일자리를 뺏는 셈이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AI 포비아(공포심)'가 현실화되는 것. 그러나 심 교수는 일자리 대체보다 인간과 로봇의 '시너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당 10만수를 계산하는 알파고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계산력을 뛰어넘은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입니다.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능력이죠. 계산력에 기반한 반복적인 작업을 로봇이 하고 인간은 창의력을 요하는 일을 맡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게 되죠."

예컨대 환자의 특정 증상과 필요한 처방을 매칭시키는 일은 로봇도 가능하다. 대신 창의적인 진단이나 치료에는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 환자의 사소한 습관이나 생활 방식을 파고들어 병명을 찾아내는 미국 의학 드라마 주인공 하우스 박사처럼 말이다.

로봇이 항공기를 운항하는 날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로봇 스스로 항공기 내부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은 미리 입력된 좌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로봇의 자세가 흐트러질 때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운항 경험을 늘리를 것도 필요하다.

심 교수는 오는 9월 중국 텐진에서 열리는 하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인천과 텐진을 오가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운수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전체 인구의 5%에 이릅니다. 로봇이 이를 돕는다면 물류 시스템이나 대기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거예요. 한발 한발 나아가 10년 안에 로봇이 조정하는 무인기의 시대를 열 겁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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