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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고졸자도 뽑아주세요. 일하고 싶다!"

기사입력 : 2016년04월28일 14:42

최종수정 : 2016년04월28일 14:46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 실업계 고등학생도 문 두드려

[뉴스핌=한태희 기자] 28일 오전 서울 코엑스. 교복을 입은 김원진(18) 학생이 손에 자료집 한뭉텅이를 들고 친구들과 얘기 중이다. 평일 오전 학교에서 수업 받을 시간이지만 '땡땡이' 치는 게 아니라는 듯 그들은 큰 소리를 잡담을 나눴다.

김원진 학생 주위엔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 수십명이 있다. 학생들은 '중소기업에서 찾는 청년의 꿈'이란 작은 책자를 들고 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 자료집이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양공업고등학교에 다니는 고3 학생이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봐야 하지만 이들은 수능을 안 볼 생각이다. 선 취업 후 진학.

대학 입학없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는 한양공고 학생은 약 200명이 넘는다. 3학년 정원 약 300명 중 200여명이 이날 채용 박람회에 왔다. 안내 부스에서 자료 뭉탱이를 받은 김원진 학생은 친구들과 어울려 행사장 안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28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에 온 학생들 모습 / <사진=한태희 기자>

이날 서울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엔 교복을 입은 학생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실업계고에 다닌다.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이 대학교에 입학하고 취업 시장에서 '대학 졸업자'를 우대하는 한국 사회에서 '고졸'이란 꼬리표를 달고 취업시장을 두드리는 중이다.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 36명도 코엑스에 왔다. 대구에서 이른 아침 출발했다. 모두 3학년인 이들 또한 대부분 '선 취업 후 진학'을 고민 중이다. 

경북기계공고 김 모 학생은 "취업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서울에서 채용 박람회 있다고 선생님이 알려줘서 친구들과 올라왔다"며 "바로 입사하면 좋겠지만 면접 화장법 등 컨설팅만 받아도 좋겠다"고 말했다.

부푼 꿈으로 취업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사회 내 장벽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졸'이란 인식의 문턱을 넘기가 힘겨워서다. 대학졸업자를 우대하는 사회. 또 대학 졸업자 취업난도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의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서울 김포공항 인근 서울강서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을 인솔하고 온 3학년 담임 선생님도 비슷한 고민이다. 강서공업고 학생은 대부분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택한다. 하지만 취업률이 50~60%대 수준이다. 3학년 학생 중 절반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준비생이 되는 현실이다.

다음 주부터 중간고사 시험이 시작되지만 학생들을 인솔하고 코엑스로 온 이유다. 이 선생님은 "취업 컨설팅과 면접 훈련 등이 앞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입구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남긴 담긴 메시지가 가득했다. '청년 일자리 희망메시지' '고졸자도 제발 뽑아주세요', '고졸 취업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일하고 싶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들이 28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를 찾아 메시지를 남겼다. / <사진=한태희 기자>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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