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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여는 선강퉁] 3500조원 미래시장 선강퉁투자 가시권

기사입력 : 2016년05월02일 17:17

최종수정 : 2016년08월17일 14:33

개방범위 글로벌 자본시장 통큰 선물, 증시개방의 신기원

[편집자] 이 기사는 04월 29일 오후 3시3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선"강퉁이 조기 시행되는 것은 중국 증시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 기회입니다. 중국 선전(深圳)증시 메인보드는 물론 창업판(創業板, 차스닥)과 중소판(中小板, 중소기업 전용 시장)에는 첨단 IT기술, 문화, 미디어 등 해외 투자자들의 구미를 자극할 신산업과 성장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특히 한국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상하이(上海) 증시보다 훨씬 매력 있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중국 흥업증권(興業證券) 리서치센터 왕한(王涵) 부소장은 최근 뉴스핌 기자와 만나 선강퉁(深港通, 선전-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개통은 종목과 개방 범위 등의 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후강퉁(滬港通, 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과 비교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선강퉁 출범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인구 14억의 세계 최대 규모 투자시장인 중국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선강퉁 시행을 통해 4반세기 만에 빗장을 열게 된 선전증시는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IT, 미디어, 첨단의료, 헬스케어 등 신흥산업 블루칩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업체들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BYD(比亞迪 002594.SZ ), 중국 최대 스포츠 미디어 플랫폼 러스왕(樂視網 300104) 등이 선전증시 투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만큼 위험도 크다. 선강퉁은 꿀과 독을 함께 품은 시장이다. 선전시장은 펀더멘털보다 기대감에 의존한 시장으로서 상당 부분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중국 증시에서 선전증시의 소형주들은 종종 투기의 대상이 되며 상한가와 하한가를 넘나든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점과 당국의 개입 여지가 큰 투자환경도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약점이다. “선전증시는 가슴을 뛰게 하는 시장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들어왔다가는 큰코다칠 수밖에 없다.” 중국 현지 경제매체의 한 증권 전문기자의 설명이다.

중국과 홍콩 증권당국 관계자 및 증권업계 주변 전문가들은 이르면 3분기,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선강퉁이 공식 출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관계자 모두 선강퉁 출범은 시간문제라는 입장을 재차 피력한 상태로, 최근 들어서는 9월 출범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글로벌 개인투자자 유혹하는 신천지

선강퉁이란 중국의 선전증권거래소(이하 선전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이하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선강퉁이 출범하면 해외 개인투자자들도 홍콩증시를 경유해 선전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2014년 11월 상하이-홍콩 간 교차매매를 골자로 한 후강퉁이 도입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귀주모태(貴州茅台 600519.SH), 평안보험(平安保险 601318.SH) 등 상하이증시 종목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하이거래소가 4대 은행을 포함한 대형 국유기업, 민간 대기업 위주의 시장인 반면 선전거래소는 중소기업과 벤처, 하이테크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선전거래소는 산하에 벤처기업 전문 시장인 창업판과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중소판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의 코스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선전증시 전체 상장사의 75%가량이 메인보드가 아닌 창업판과 중소판에 등록돼 있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상하이증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7월 1일 기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은 총 1781개로 상하이증시(1106개)보다 많지만 시가총액은 21조2000억위안(약 3500조원)으로 5조위안 정도 작다.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됐는지를 나타내는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40.32배로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거래소보다 2.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선강퉁이 개통되면 1800개에 육박하는 선전증시의 모든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일까? 대답은 ‘노(No)’다. 앞서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한 후강퉁 출범 당시 중국 정부는 효율적 시장관리를 위해 투자 가능한 종목을 상하이180지수, 상하이380지수 등의 568개 우량 종목으로 제한했다. 이는 상하이증시 전체 상장사의 59%, 시가총액의 9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당시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선전성분300(SZSE300)지수 혹은 선전성분500(SZSE500)지수 구성 종목, 선전-홍콩 동시상장 종목, 창업판, 중소판 내 우량 종목 등 전체 상장사의 30~40% 정도가 선강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선전거래소는 상하이에 비해 종목 수는 많지만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은 작기 때문에 초기 투자 범위는 후강퉁(상하이-홍콩 시가총액 80% 비중)에 비해 좁을 수 있다”며 “전체 시가총액의 43%(8.3조위안)에 해당하는 선전300지수로 거래 가능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선강퉁 주식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사는 것'

계획대로 선강퉁이 개통되면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도 향후 중국 경제를 견인해나갈 신흥산업 유망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최대 미디어 콘텐츠 제작기업 화처미디어(華策影視 300133), 헬스케어 대표 종목 운남백약(雲南白藥集團 000538) 등 주식에 국내 증권사 창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5년 말 기준 선전증시에 상장된 IT, 미디어, 바이오 등 신흥산업 관련 종목은 총 673개로 전체 상장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종이 19.1%로 가장 많으며, 창업판의 경우 하이테크 기업의 비중이 95%에 육박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테마 기업의 10곳 중 9곳이 선전시장에 상장돼 있을 만큼, 투자 매력이 큰 신흥산업 유망기업 대부분이 선전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금이 중국 신흥산업 투자의 마지막 기회다. 중국 경제의 주도권이 기존의 전통 굴뚝산업에서 IT, 미디어, 헬스케어 등 신흥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신흥산업 기업들은 국민소득 증가와 스타트업 열풍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철강, 석탄, 은행 등 소위 전통기업들의 실적이 경기 침체 영향으로 가파른 하향세를 나타낸 반면 A주 신흥산업 상장사의 65%가 실적 호조를 보이며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중국 정부의 산업 지원정책도 점점 신흥산업 육성에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2~2014년 중국 증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져 있을 때에도 선전증시 상장사 중 약 40% 종목의 주가가 100% 넘게 상승했으며, 오름폭이 2배를 상회한 종목도 15%에 육박했다. 선강퉁을 통해 중국 신흥산업 고성장주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선강퉁 출범은 좀처럼 침체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선강퉁 출범 초기 중국 중소형 고성장주를 노리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거 선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대표 투자은행(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中國國際金融公司)는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선강퉁이 출범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전증시의 헬스케어, IT 등 고성장주와 바이주(白酒) 등 소비 관련 종목 매수에 나서며 하나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도 “기대를 모았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박스권에 갇혀 있는 중국 증시가 선강퉁 출범을 계기로 방향 타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2014년 말 후강통 출범과 동시에 4년간의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중국 증시가 6개월간 단기 불(Bull)마켓을 연출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선강퉁 출범은 홍콩증시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다. 중국 본토 A주 증시와 비교해 저평가된 홍콩증시 H주의 우량주로 본토 자금이 유입되면서 H주의 가치가 대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주와 H주에 동시에 상장된 17개 종목 중 H주 대비 A주 주가가 고평가된 종목은 16개다. 같은 기업의 주식이라도 선전에 상장된 주식이 홍콩에 상장된 주식보다 더 비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안신국제(安信國際) 수석 애널리스트 한즈리(韓致立)는 “홍콩증시가 선전증시보다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에서 선강퉁을 통해 선전, 홍콩증시 간 연계가 강화되면 H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강퉁 출범을 앞두고 이 같은 기대감에 힘이 실리며 홍콩H지수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 가슴 뛰게 하는 시장, 그러나 이것만은 피해야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다.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폭이 큰 중소형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손바뀜이 잦은 개인투자자 비중도 80%에 육박한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일례로 선전증시 창업판에 상장해 있는 IT업체 폭풍과기(暴風科技 600431.SZ)의 경우, 지난해 A주 불마켓 당시 2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2800% 넘게 상승한 뒤 다시 폭락해 큰 화제가 됐다.

테마주 중심으로 주가가 심하게 출렁이는 선전증시는 상하이증시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선진국 증시와 비교해 체계적이지 못한 투자환경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성향만큼이나 위험한 부분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상장사들의 제멋대로식 거래중지다. 지난 2015년 7월 중국 주가지수가 폭락 조짐을 보이자 A주에서는 한때 1320개에 달하는 종목이 거래중지에 돌입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거래중지 제도가 불리한 시황을 피하기 위한 상장사의 '꼼수'로 남용되면서 A주 시장 질서 교란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중국 당국이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심사를 앞두고 관련 제도를 손질했지만 상장사들의 꼼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선전증시의 우두머리 종목이자 중국 부동산 관련 상장사 중 가장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완커 A(萬科A 000002.SZ)는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6개월째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높은 밸류에이션도 부담이다. 선전증시 상장기업의 대부분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A주 파동으로 밸류에이션이 상당 부분 낮아지긴 했지만 선전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40배로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거래소보다 2.7배가량 높다. 지난해 6월 선전증시의 평균 PER는 67배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증시전문가는 선강퉁 출범 초기 선전시장에 몰려 있던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홍콩증시로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선강퉁 투자의 성패는 결국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달려 있다. 증시는 국가 경제의 미래 전망과 기대를 반영한다. 중국 경제의 뚜렷한 회복 없이는 선강퉁 효과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과도한 부채에 따른 금융위기 리스크, 전통산업 침체에 따른 디폴트 사태, 부동산 거품 붕괴, 브렉시트 파동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들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울러 환헤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안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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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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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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