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GDP쇼크·외인 주식 순매수...추가 하락?
[뉴스핌=허정인 기자] 달러/원 환율이 1년여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일 달러/원은 전장 대비 12.20원 내린 1108.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5년 6월 23일 1104.6원 이후 최저치다.
1일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코스콤> |
달러/원 환율이 이날 오후 2시경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10원을 돌파하자 시장참가자들은 2원을 더 끌어내렸다.
달러 약세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GDP) 부진에서 비롯됐다. 시장 예상치인 2.6%를 크게 밑돈 1.2%로 발표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됐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GDP 쇼크로 레벨이 낮아졌다”며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월 경상수지에서 121억달러 이상 흑자를 거둔 것도 원화강세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외인 주식 순매수도 달러/원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동안 30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인의 주식 순매수 뿐만 아니라 채권에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가 가팔라졌다”면서 “역외에서 스탑성 매물도 많이 나왔고 당국 스무딩 일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환율 하락 흐름을 조절하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달러/원 하락에 대해선 시장관계자들은 회의적이다. 이날 밤 미국과 유로존이 각각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이 지표가 양호하다면 달러/원 환율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 2일 호주중앙은행(RBA)와 일본은행(BOJ)이 발표할 정책 방향도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재료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호주와 일본은행 정책 모멘텀에 따라 유동성 유입 기대로 환율 하방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기술적인 과매도에 진입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리스크온 및 유동성 장세 관련 재료가 다소 우위에 있어서 주 초반엔 저점이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겠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GDP가 기대에 못 미친 만큼 내일은 미국 제조업 지표와 장중(오전 10시) 발표될 중국 지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최근 급등한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과 레벨 부담, 당국의 속도조절 경계는 하단 지지력을 견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