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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동결난자 해결책 찾아라" 주문에도 복지부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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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토론회 등이 열린다는 데 의의"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보건복지부가 "비동결난자 연구목적 사용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신산업투자위원회가 건의한 151개 규제개혁 과제 중 미해결된 2개 중 하나인 '비동결 난자의 연구목적 사용 허용'에 대해 "우리나라 줄기세포 분야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명 및 연구 윤리 때문에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면서 "관계 부처는 선진국이 푼 규제는 우리도 풀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재정비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사전에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추진의지를 밝혔으나, 지금은 면피할 구상을 찾는 모양새다.

<자료=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오는 4일 진행되는 비동결난자 연구목적 사용 등 생명윤리정책 이슈 공론화 및 의견수렴을 위한 '생명윤리정책 토론회'는 복지부와 무관하다고 3일 밝혔다. 당초 생명윤리정책 토론회가 진행된다는 소식은 복지부가 비동결난자의 연구목적 사용에 대해 해결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 토론회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개최해 각계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복지부 정책 방향과는 무관하며, 단지 보도자료만 배포해 주고 있다"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겼다. 참가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2005년 발족된 대통령 소속 기관이다.

또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이에 대해 찬성·반대 등 어떠한 입장도 지니고 있지 않다"면서 "토론회 등이 계속 진행되면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과학계와 의료계, 법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의 입장차가 분명해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부의 중재역할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복지부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치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005년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생명윤리법을 제정해 불임 치료에 쓰이고 남거나 미성숙해 동결시킨 난자만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동결난자의 경우 동결 및 해동과정에서 난자의 질 저하로 성공적인 연구결과 도출이 어렵다.

따라서 과학계 등에서는 난치병의 치료를 위해서라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처럼 체세포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정부는 논란이 불가피하다며 10여년간 귀를 막아왔다.

체세포복제배아는 난자의 핵을 제거한 뒤 남성의 체세포 핵으로 치환하는 방식이다. 난자가 훼손될 수 있고 인간 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생명윤리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최근에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연구목적 허용이 불기파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복지부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주도하기 보다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토론회를 꺼내들었다.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견수렴이라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면피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진엽 장관은 당시 바로 해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그동안 간접적으로만 의견이 제기돼 온 문제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열린 자리에서 입장을 밝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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