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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대에 '들끓은' 시장… "이젠 가드 올려라"

기사입력 : 2016년12월09일 14:56

최종수정 : 2016년12월09일 14:56

지나친 낙관 "과거 폭락 직전 상황과 유사"…'신중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이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 신중하라고 충고하던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을 거스를 순 없다"면서 한걸음 물러나고 머쓱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내년 본격 취임을 앞두고 중국과의 대립각 등 대외 정책에서의 마찰음이 새어나오고 있으며, 시장 랠리가 트럼프 낙관론을 지나치게 선반영해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경계음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과도한 낙관이 과거 증시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는 비교도 내놓았다.

◆ 환호한 곳은? 미국 소형주, 원유, 일본주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미국 증시 주요 지수들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약 1조5000억달러 정도의 시가 총액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 이후 대표적인 시장 위너로 미국 소형주를 꼽았다. 미국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지난 한 달 14%가 치솟았다. 대선 전 11개월동안 해당 지수가 5% 오르는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형주 랠리의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미국 경기 회복에 확실히 기여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믿음과 다국적 기업들에 비해 국내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의 경우 달러 강세의 피해가 비교적 적을 것이란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법인세 감면 역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에 비해 평소 높은 세율을 부담했다는 차원에서 이들에게 더 큰 수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러셀2000 1년 추이 <출처=구글>

소형주에 이은 시장 위너로는 원유와 일본 토픽스지수가 꼽혔다.

원유의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 한 달 16%가 뛰었다. 물론 유가 급등의 동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가장 결정적이지만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과 이에 따른 수급 개선 전망도 유가를 지지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토픽스 지수 상승에는 세계 정상 중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이 컸다. 지수는 보험 및 은행주 주도로 단숨에 10%가 치솟았다. 일본 채권 수익률 급등 역시 일본 은행주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트럼프 당선에 고개 숙인 시장은?

반면 트럼프 당선으로 피눈물을 흘린 시장도 있다.

금 선물 가격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대표적인 곳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시장이다. 미국 대선 전만 하더라도 월가에서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금 투자를 권고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트럼프 당선 뒤 분위기는 반전됐고 금 값은 7.7%가 추락했다. 연초부터 대선까지 20% 상승하던 흐름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상반기 잘 나가던 채권시장도 여름을 지나며 상승 모멘텀을 서서히 잃다가 트럼프 당선 이후 급속도로 추락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와 재정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에 안전자산인 미국채 가격은 밀렸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위를 향했다. 기준물인 미국채 10년물의 경우 대선 당시 1.85%였던 수익률이 12월 초에는 2.49% 부근까지 올랐다.

트럼프 당선에 달러 강세가 연출되면서 해외 통화들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엔화로 꼽힌다. 미국 대선 직전 104.46엔에 호가되던 달러/엔 환율은 12월 들어 114엔 위로 올라 한 달 사이 10% 정도가 뛰었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밀린 셈이다.

◆ 가드를 높여라 "과거 붕괴 직전과 유사"

미국 대선 이후 한 달 동안 금융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흐름을 보인 것이 사실이지만 트럼프 정권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뒤에도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지 여부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크다.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트럼프 당선에 대한 증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음을 시사하며 앞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 강조했던 정책들, 무엇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줄곧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양국 긴장관계를 자극하고 있으며 지난 2일에는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만 연거푸 사상 최고점을 경신한 뉴욕 증시가 이미 기술적으로 추가 랠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NBC는 시장 지표들이 지난 1929년과 2000년, 그리고 2008년 붕괴되기 직전 고점을 찍었었는데 지금이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 전략가 앨런 뉴먼은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 현재 27을 넘는데 과거 이런 적은 주식투기 붐이 일던 1929년과 2000년 기술주 붐, 2007년 주택 및 주식 버블 형성 당시밖에 없다”며 지금의 시장이 위험한 붕괴 위기 직전에 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CAPE 지수는 주가가 기업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는지를 보여주는 밸류에이션 척도로 사용된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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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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