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모펀드, 72시간짜리 경매에 휘둘린다

기사입력 : 2017년02월09일 14:31

최종수정 : 2017년02월09일 15:09

"매물 구하기 힘든 가운데 투자자금 넘쳐흘러"
"매도자 시장(seller's market) 지속될 것"

[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리조트 등 부동산 뿐만 아니라 기업매각에 있어서도 신속경매(express auction)가 유행하고 있어 흥미롭다.

수십억달러 물건을 72시간내 사고 파는 이 신속경매가 가능한 이유는 투자대상은 품귀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펀딩이 잘되는 사모펀드들은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이에 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8.3억달러 짜리 파크딘 리조트(Parkdean Resorts)가 불과 72시간도 걸리지 않는 신속경매(express auction)에서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 경매방식은 미국에서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가 지적재산-과학 영업부문을 오넥스( Onex)에 매각할 때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톰슨로이터는 사모펀드들이 참여하면 수개월이 걸릴 딜을 72시간(3일)내에 매수가격 제시에서 최종 계약 체결까지 요구해 성공했다.

◆ 넘치는 투자자금에 귀한 매물...사모펀드 맥 못추는 매도자 시장

자산가치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투자대상이 품귀현상을 겪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쌓인 현금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신속경매는 최고 인기다.

파크딘 리조트 뿐 아니라 오아시스(Oasis dental care)와 SLV조명(SLV Lighting) 등도 72시간내에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이 72시간내에 결판나는 경매는 저금리로 자금조달이 용이한데다 국부펀드와 고액개인자산가까지 사모펀드의 투자영역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가능해졌다.

또 금융위기 직전 자산버블일 때 연간수익의 11배까지 올랐던 자산가격이 지금 다시 거의 10배 수준에서 거래가 된지 2년째이라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사모펀드 관련 데이타 제공업체인 프리킨(Preqin)에 따르면, 유럽에서만 1880억달러, 아시아와 미국에서 각각 1200억달러와 4980억달러 등 거의 1조달러 규모의 현금이 사모펀드에 쌓여있다.

런던 비즈니스스쿨(LBS)의 플로린 배스바리(Florin Vasvari)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2011과 2012년에 조달한 자금을 현금을 들고 있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가용 투자자금이 더 커져 투자대상을 찾는데 절박하다"고 설명했다.

즉시 투자할 수 있는 현금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인 가운데 사모펀드에 투자하던 연기금도 직접 투자에 나서 사모펀드들은 더욱 궁지에 몰리는 형국으로 평가된다.

사모펀드 호건 로벨스(Hogan Lovells) 대표 톰 웰런(Tom Whelan)은 "즉시 투자할 수 있는 현금(dry powder)가 사상최대 수준이고 연기금 등도 독자 투자에 나서 사모펀드의 입지가 좁아지고 더불어 매도자시장(seller's market)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출처 : FT, 최근 13.5억 파운드에 팔린 영국 파크딘(Parkdean Resorts)>

◆ '싫으면 말고'...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신속경매에 응해야

품귀현상을 보이는 물건에 주체할 수 없는 자금이 몰려들자 매도자(seller)측에서는 원매자에게 최단기간내의 자산실사는 물론 소위 '지옥같은 조건'이라는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싫으면 언제든지 다른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협상우위권을 매도자가 확보한 것이다.
따라서 매수(인수)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규제문제나 추가비용을 모두 매수자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감수할 수 밖에 없다.

보다 상세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서 수개월 전부터 잠재 매물에 접근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가격은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경매가 시행되기 전에 웃돈을 지급하고 선취하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수자에게 울며겨자식으로 조건을 안길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72시간짜리 신속경매는 더욱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라담앤왓킨스(Latham & Watkins) 사모펀드 공동대표 데이비드 워커(David Walker)는 "매도자는 수많은 인수희망자를 확보하고 있고 인수경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돼 경매 이전에 물건이 팔려버릴 수 있다"면서 "날이 갈수록 경매절차가 짧아지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