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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법인세 인상 '역주행', 소탐대실 역효과

기사입력 : 2017년07월21일 14:14

최종수정 : 2017년07월21일 15:23

재계, 단순히 세금 더 걷는 차원 넘어 경제활성화 걸림돌 될 것 '우려'

[뉴스핌=이강혁 기자] 정치권과 정부의 소득·법인세 인상안이 공론화되고 있다.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해 세금을 더 걷어야 국민 복지나 고용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증세의 핵심은 아무래도 법인세 인상이다. 기존 법인세 최고세율 22%를 23%~25%까지 늘리자는 것이다.

반발을 의식해 과표 2000억원 이상의 초(대형)대기업에게 실효세율을 높여 증세를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과표 2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그룹 계열사 126곳이다. 현실화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결과적으로는 대기업 전반에 대한 법인세 인상 카드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공제 후 과세기준 과표 200억원 초과기업이 적용대상이다. 국회 예산처 자료를 보면(2015년 기준), 이런 기준에 따라 법인세 납부 상위 10대 기업이 낸 법인세는 10조5758억원이다. 이는 전체 법인세수 45조295억원의 23.5%에 해당한다.

이중 삼성전자가 3조2167억원(법인세수의 7.1%)를 납부했고, 현대차가 1조4024억원(3.1%)를 냈다. 인상안으로 제시되는 25% 수준이라고 한다면 약 1400억원 정도를 더 내야한다. 이런 숫치가 2015년 기준이라는 점에서, 최근 반도체 호황에 따라 사상 최고치의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법인세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증세 구상에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다.

법인세 인상 논의에 대해 기업들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제 논의되는 상황에서 무엇이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초대기업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내라면 내야지 별 수 있겠냐"라고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걱정은 크다.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것도 당연히 부담이지만,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내수경제가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걱정을 키운다. 법인세 인상이 단순히 세금을 조금 더 걷는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산업 발전의 앞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엄청난 세금 혜택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나 베트남 등으로의 '탈 코리아'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사실 재계에서는 그동안 법인세 인상이 오히려 세수와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복지지출과 공무원을 늘리려다가 최고의 복지인 기업의 일자리마저 줄어들면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해왔다.

특히 법인세 인상으로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늘어나고, 해외기업의 국내투자는 줄어들어 기업납부세액과 일자리가 외국정부와 외국근로자에게 이전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은 이같은 주장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법인세를 3%p 인상하면 순자본유출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세금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다른 나라의 구미당기는 조세정책과 각종 혜택이 있는데 굳이 부담스러운 국내에서 공장을 돌릴 이유는 또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에 따른 선순환 효과보다는 투자 위축, 소비 위축 등 악순환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면서 "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감소시키는 반면 기업자본의 해외유출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일례로 미국의 법인세가 인하되면 미국으로의 자본 쏠림현상이 발생하면서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경우 자본유출 및 국내 투자 감소가 우려된다"고 했다. 

<뉴스핌DB>

글로벌 경쟁국들은 앞다퉈 법인세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 경제와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런 맥락으로, 법인세 인상 기조는 글로벌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곳은 프랑스(33%), 일본·독일(30%) 정도다. 특히 2008년~2015년까지 34개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은 법인세 인하에 나선 바 있다. 모두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치였다. 특히 34개국 중 24개국은 법인세율을 단일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3단계 이상의 세율구조는 우리나라(3단계), 벨기에(4단계), 미국(8단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는 연방 법인세율을 35% 이상에서 15%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현실적으로 20%포인트 인하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법인세 인하 기조를 통해 기업에게는 그만큼 일자리를 늘리라는 과감한 당근책을 펴고 있는 셈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실제로 증세 효과가 있는지 등의 충분한 분석과 고민, 대안없이 법인세 인상을 하려는 것은 문제다. 예컨대, 법인세율을 1%p 인상하면 경제성장률은 최대 1.13%p 하락한다는 게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또한 재정상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가 2013년 법인세율을 20%에서 26%로 인상했지만 기업들의 해외탈출로 2014년도 총세수가 2012년보다 4.2% 감소하는 부작용 사례도 있다.

반면 그리스와 함께 2010년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아일랜드는 법인세율(12.5%)을 고수한 결과 외투유치 등에 힘입어 경제위기의 조기회복은 물론 세수도 14.9%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경영자총협회 측은 "법인세율 인상은 소비자가격 인상, 임금상승 억제, 배당 축소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고, 대한상공회의도 지난해 내놓은 한 자료에서 "법인세율 인상이 부메랑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 다양하고 심도있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바 있다.

상의 한 관계자는 "누구를 위한 법인세 인상 역주행인지, 법인세 인상이 최적의 대안인지 고민해 볼 문제"라면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제적으로 충분한 비교를 통해 실패를 줄여야 한다. 잘못됐을때 발생할 문제는 고스란히 국민들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 재계팀장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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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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