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제재 강화 법안 통과에 '발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가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과 그 밖에 인력을 감축할 것을 주문한 것. 이 밖에 러시아는 미국 대사관이 보유한 모스크바의 부동산을 두 건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미국 의회가 전날 러시아와 이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보복 행위로 해석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재진 앞에서 매끄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회담을 가진 이후 불과 열흘만에 벌어진 상황이다.
러시아 외교부가 28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에 외교관을 포함한 인력 감축을 요구했다고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비중있게 보도했다.
외교부는 미국 상원이 새로운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러시아가 미국의 내부 정치권 다툼의 제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미국 상원은 기존의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을 98 대 2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폐지할 수 없도록 하는 권한을 의회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이 진행중인 만큼 양측의 눈치를 봐야 하기 떄문이라는 해석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미 러시아 특사 35명을 송환할 것을 요구했을 때 미국 외교관을 러시아에서 내보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러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정립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인해 양국 사이에 깊은 골이 패인 상황이다.
러시아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이 제재 법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여부를 기다리지 않은 것은 상원의 결정이 상당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미국은 반대 행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