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기돈 크레머 "젊은 예술가들이여, '수치화된 출세'에 연연 말아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기돈 크레머가 쓴 편지 등이 담긴 ‘젊은 예술가에게’ 표지. 사진= PHONO.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야망에 끌려다녔답니다. 청중이 넘쳐나고 스타의 명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을 오랫동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사교계’에 도취되었고, 가능한 한 많은 ‘유명인사들’을 모아 최소한의 짧은 리허설을 거친 뒤에 함께 무대에 세우는 기획자의 야망을 따라갔습니다. 이런 식의 페스티벌은 음악이 아닌, 공허함의 놀이마당입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Gidon Kremer)가 미래의 예술가들에게 던진 조언은 자못 신랄하다. 그러나 진심과 통찰이 담겨 있어 귀를 기울이게 된다.

기돈 크레머가 후배 음악인들에게 쓴 편지와 글을 모은 ‘젊은 예술가에게’라는 책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홍은정 이석호 옮김, PHONO 펴냄)됐다. 이 책은 훌륭한 연주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들려주는 생생하고도 사려깊은 조언들로 가득차 있다. 게다가 장르를 떠나, 예술가를 지망하는 모든 젊은이들이 새겨들을 만한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 출신의 기돈 크레머(1947~)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 조부와 부친 모두 알아주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그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파가니니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를 휩쓸었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했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음악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이 100명의 현역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천재’ 소리를 밥 먹듯 듣고, 정상의 자리를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일까. 정작 이 거장은 타이틀이나 왕관에 그닥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같은 수식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연주자라면 ‘음악’ 자체에 집중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인기를 얻을까 고민하는 것 보다, 연주자로서 자신이 연주하는 음악과 그 작곡가에 대해 더욱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돈 크레머는 예술가이면서도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신껏 의견을 밝혀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그의 조국이 소련에 속해 있던 시절 받았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는 “내가 만약 소련과 같은 희한한 나라에서 성장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타인의 의견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그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살았고, 그 결과 대단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겸손’이라는 미덕을 지니게 됐다.

그의 책 ‘젊은 예술가에게’는 이 정상의 연주자가 예술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피력한 책이다. 책은 크게 네 부문으로 이뤄졌다. 1부는 가상의 젊은 피아니스트 아우렐리아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로 구성됐다. 2부 ‘악몽 교향곡’은 온갖 폐해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일명 ‘무능력자 연합 오케스트라’)를 통해 현대 음악계의 문제점을 꼬집은 글이고, 3부 ‘연주자의 십계명’은 미래 연주자들에게 전하는 당부를 성경의 십계명에 빗대 서술한 파트다. 마지막 4부 ‘루트비히를 찾아서’는 크레머가 프랑스 클래식음악 전문잡지 ‘디아파종(Diapason)’의 의뢰로 세계적인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가 협연한 열 장의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음반을 비교 청취한 뒤, 최고의 연주를 꼽은 글이다.

이 중 1부는 피아니스트에게 쓴 편지이지만 ‘예술’의 본질을 묻고 있어 모든 예술가들이 읽어봄직한 글이다. 열 통의 편지에 크레머는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담았는데, ‘상업주의에 물드는 예술’을 경계할 것을 가장 강조했다. 이제 막 데뷔한 예술가들은 큰 수익을 안겨주는 계약, 빈번한 무대 출연 같은 수치화된 성공과 출세에 연연하기 마련이나 그런 것에 집착하다 보면 예술가로서 지녀야 할 영혼을 잃을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기돈 크레머는 훌륭한 예술가의 첫째 조건으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을 꼽았다. 잘 나가는 대가를 본받는 것은 좋지만, 그들과 똑같아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진정한 예술가라면 자기 안에서 독창적인 개성을 끄집어내야 한다는 것.

그의 글에는 사진가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메이플소프를 비롯해 재즈음악가 마일스 데이비스, 탱고뮤지션 아스토르 피아졸라,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동료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비롯해 자신이 진정 위대한 음악가라 여기는 ‘진짜’들, 유능하지만 위태롭고 안타깝게 바라보는 ‘젊은이’들을 실명으로 언급한 대목도 흥미롭다.

이어 세계적 콩쿠르에서 자신의 목소리 없는 연주자들이 수상하고 있는 현실도 따갑게 지적했다. 자신이 꼽은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늘 수상권을 벗어나 ‘4위’에 오르고 있며 이들에게 ‘크레머 상’을 주고 싶다는 말도 전한다. 크레머가 꼽은 연주자 중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강주미, 1987-)의 이름도 눈에 띈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사진=gidonkremer.net

3부 ‘연주자의 십계명’에서 저자의 육성은 단호해진다. 연주자에게 있어 신은 곧 ‘음악’이어야 하며 콩쿠르 수상, 훈장, 국내외의 상, 상금으로 대표되는 우상을 섬겨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음악을 연주할 때는 작곡한 이의 심중을 충분히 읽어내 작품을 죽이는 일이 없어야 하고(‘살인하지 말라’), 다른 누구를 모방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낼 것(‘도둑질하지 말라’) 등을 조언하고 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한 최고의 음반을 찾아내는 과정을 기술한 4부의 글에는 기돈 크레머의 예술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자는 파트너십, 템포, 슬라이드, 페르마타, 카덴차, 내용, 개성 등을 심사기준 삼아 꼼꼼하게 청취한 끝에 뜻밖의 음반을 최고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기돈 크레머는 “음악과 책, 영화, 일인극 등 장르를 막론한 예술이 지향해야 할 바는 대중성이 아니라, 때로는 모든 규칙을 깨부수고서라도 우리를 심원한 감정과 새로운 발견으로 이끄는 그 무엇이다”라고 강조했다. 평생을 클래식 음악에 헌신해온 거장은 이렇듯 예술의 핵심을 명쾌하게 찌르며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KT 과징금 539억, SKT의 40%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KT가 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53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앞서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1347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SK텔레콤의 40% 수준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유출 규모와 정보의 민감성, 피해 대응 수준 등이 SK텔레콤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29 gdlee@newspim.com 개보위는 29일 KT가 불법 펨토셀을 통해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하게 한 책임에 대해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인정보보호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음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할 수 있다. 이에 KT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무선서비스 매출인 6조6689억원을 기준으로 최대 19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이 부과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SK텔레콤이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해 2324만여 명의 유심 정보 등이 유출한 건에 대해서 개보위가 과징금 1347억9100만 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보위는 KT에 부과한 과징금의 기준을 5G와 LTE의 서비스 매출로 판단했다. 이번 해킹 피해 대상이었던 소형 기지국 펨토셀이 LTE 통신에서 사용되는 장비이며 5G 통신 설비가 확정되지 않은 곳에서는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5G와 LTE 서비스 매출을 산정 기준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양청삼 개보위 사무처장은 "KT의 경우 앞선 사례(SK텔레콤)와 비교해 확인된 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유출된 정보도 임시값, 기기의 단말기 정보를 포함한 3종으로 달랐다. 피해 관련해 보상이라든지 시정조치 등이 신속하게 협조됐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양 사무처장은 "앞선 유출 사고는 23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던 건인데 비해 KT는 확정된 유출 규모가 1만6647명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라고 전했다. 악성 코드 감염 사고 건에 관련해서는 KT가 개인정보 유출 분석을 소홀히 하고 정부에 미신고했으며 사고 서버의 로그 일부를 삭제하고 조사 과정에서 거짓 자료제출 및 번복으로 위원회 조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고발하기로 했다. 이번 과징금 부과 및 과태료 등 개보위 처분에 대해 KT는 "개보위의 처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지난 사고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 보호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고 있으며 보안 투자를 확대하고 전사적 개인정보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태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 2026-07-30 13:40
사진
李대통령 지지율 53% [NBS]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가 2주 연속 하락해 5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공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7~29일 동안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 7월 5주차 결과를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평가가 53%로 직전 조사인 7월 3주차보다 2%포인트(p) 하락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부정평가는 37%로 직전 조사보다 3%p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7월 5주차 [그래프=NBS]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힘 21%, 조국혁신당 2%, 개혁신당 2%, 진보당 1%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도유보는 33%였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21%, 김민석 후보가 19%, 송영길 후보가 6%였고, 태도유보가 54%로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후보가 34%, 정 후보가 29%, 송 후보가 9%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56%로 과반이고,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33%였다.  부동산 가격 전망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31%, 보합이 52%, 하락이 10%였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5%,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1%,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55%로 확인됐다.  전세대출 규제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1%에 그친 반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24%,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를 보였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평가 [그래프=NBS]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the13ook@newspim.com 2026-07-30 13: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