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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④기관투자자, 현실적 한계들 '제 목소리 낼까'

기사입력 : 2017년12월07일 15:12

최종수정 : 2017년12월07일 15:38

관여 활동 따른 미공개 정보 취득·처리과정 문제
단기자금 위주 운용에 따른 '제 목소리' 제약 우려도

[뉴스핌=김승현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관투자자다.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최대주주나 오너 일가의 ‘거수기’ 오명에서 벗어나 투자자로서 '할 말 제대로 하고, 요구할 건 요구하는'식의 역할 변화가 절실하다.

즉 적극적인 주주 역할 수행이라는 도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활동이자 쟁점이 되는 지점은 바로 기관투자자들의 ‘관여(Engagement) 활동’인 것이다.

관여 활동이란 회사와의 대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주주활동을 뜻한다.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보다 범위가 넒은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영사항에 관한 정보 수집과 분석, 투자대상회사 이사회 등과 대화를 통한 이해의 폭 확대, 우려사항에 대한 질의 및 의견 제시 등이 포함된다. 경우에 따라선 주주제안, 소송 제기, 소송 참여도 가능하다.

광범위한 관여 활동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이 갖는 우려는 관여 활동 과정에서 알 수 있는 미공개 중요정보 취득 및 처리 문제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관여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내부자거래 규제는 미공개 중요정보를 아는 회사관계자 또는 이를 알게 된 자가 해당 사실의 공개 전에 해당 기업 주식 매매거래를 금지하는 규제다. 기업과 기관투자자 사이의 대화가 많아질수록 오가는 정보가 많아지게 되며, 내부자 거래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말 자산운용사 사장들과 가진 간담회서 이에 대한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운용사가 수익을 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해 달라는 취지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운용사 사장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다 보면 시장에서 모르는 정보가 나올 수 있는데 이를 알게 된 시점과 매매 시점이 비슷하면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특히 1분기 실적 시즌과 주주총회 시즌이 맞물려 있는데, 이 때는 매매도 많고 주가 변동성이 커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보다 먼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특별한 관계 등으로 미공개 중요 사실을 취득한 경우 당해 기업의 주식매매를 정지하는 등 내부자 거래 규제에 저촉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한 후에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주최한 정책토론회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을 발표한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책본부장은 미공개 정보 이용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주식매매금지 대상자와 주식 거래내역 보고 대상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본부장은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한 경우 이를 즉시 준법감시인에게 알려 해당 종목을 매매금지종목으로 지정하고 수탁자책임위원회 위원들의 경우에도 미공개 중요정보에 접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주식매매금지 대상자에 포함시키고, 이들의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도 주식거래내역 보고 대상자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국내 위탁운용사의 경우 비록 국민연금 명의로 주식을 매매하고 있지만 이들의 주식매매까지 금지시킬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공개 중요 정보 처리 문제는 특히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만 해도 자산운용규모는 600조원에 달하지만 운용인력은 300여명 수준이다. 현재 인력으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포함해 미공개 정보의 합법적인 처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는 상황.

때문에 운용인력이 20~30명도 되지 않는 중소운용사들의 애로사항은 더 큰 편이다. 한 중소운용사 대표는 “대형운용사는 운용역과 준법감시인과 논의해 미공개정보 이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중소형사는 내부 운용역이 준법감시인을 겸직하는 경우가 있어 자칫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중소운용사 CIO도 “코드를 준수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세세하게 법적 타당성을 따져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겠냐”며 “강제성 없는 자율 규제여서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다. 자금운용의 제1원칙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 대상기업과의 꾸준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

앞선 운용사 CIO는 “국내 투자자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이유가 장기 자금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은 대주주관련 지분이 많은데, 소유가 분산된 미국에서처럼 주총 투표가 큰 의미가 없다. 주총서 반대해도 실제영향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률과 사회적 책임 투자라는 때로는 ‘상충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의 현실적 문제도 언급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그리는 ESG(환경, 사회책임, 기업지배구조) 투자가 수익률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다.

또 다른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예컨대 담배 회사는 통상 배당률이 높고 안정적인 이익을 거둬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 중 하나인데,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 하에서 적절하지 않은 종목으로 판단된다면 그로 인한 수익률 저하는 누구에게 책임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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