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모나코의 왕비가 된 은막의 여왕, 그레이스 켈리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48)

1956년 4월 18일, 전 세계의 이목은 아름다운 지중해에 위치한 자그마한 나라 모나코에 집중되었다. 다름 아닌 이날은 모나코의 왕 레이니에 3세와 은막의 여왕 그레이스 켈리의 화려한 결혼식이 거행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식 행사는 무려 일주일 동안 이어졌다. 당시 레이니에 3세와 켈리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3천명 이상의 유명인들이 기차, 비행기, 선박, 요트를 이용해 모나코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들이 쓰고 간 돈이 무려 모나코 전체 국가예산의 절반에 이를 정도였다고 했다. 결혼식 이후 켈리는 그레이스 공비(Princess Grace)라고 불리게 된다.

켈리는 영화계에 데뷔한 지 5년 만에 단역에서 톱스타로 성장했고, 또한 배우로서의 인생을 산 지 딱 5년 만에 할리우드를 떠나게 되었다. 모나코 왕비가 되면서 그녀는 가장 정점의 시기에 은막의 세계를 떠나야 했다. 켈리의 팬들은 더 이상 그녀를 은막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며 커다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1955년 4월 30일,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 할리우드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1929~1982)는 프랑스 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칸에서 머무는 동안 기대 이상의 만족을 느꼈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어느 여배우들보다 자신에 대한 팬들의 성원이 더 뜨거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예상치 않게 모나코 왕궁으로부터 초대까지 받았다. 왕궁에서 열리는 사진촬영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게 초청장의 내용이었다. 칸에서 모나코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기에 그녀는 바람이나 쐬자는 생각에서 모나코 왕궁의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왕궁에서 레이니에 3세가 그녀를 맞았다. 그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켈리가 모나코를 방문하고 6개월 정도가 지난 1955년 11월, 레이니에 국왕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모나코 왕궁에서 발표한 공식적인 방미 이유는 여행이었다. 미국에서는 당시 32세이던 그가 왕비를 구하러 온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래서 그가 뉴욕에 도착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결혼상대로 어떤 여자를 찾고 계신가요?” 그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최고의 여자?”
이후 레이니에 3세는 크리스마스를 부모와 함께 지내기 위해 필라델피아의 부모님 집에 가있던 켈리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그해의 마지막 날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켈리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마침내 1956년 4월, 그레이스 켈리는 레이니에 3세의 영원한 신부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모나코에서 레이니에 국왕을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켈리는 영화 '백조'에서 한 유럽왕국의 공주 역할을 맡았었다.

이 세기의 결혼이 언제부턴가 순수한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그 뒤에는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당시 프랑스의 백만장자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조세피난처인 모나코로 빼돌렸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세금을 환수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당시 모나코 왕 레이니에 3세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모나코에 큰 관심을 기울이게 만드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미국 최고 여배우와의 결혼이었다. 이 경우 프랑스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여론을 의식해 모나코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다른 주장도 나왔다. 1918년에 체결된 ‘프랑스-모나코 조약’에 의하면 모나코 왕이 후사를 얻지 못할 경우 모나코는 프랑스에 귀속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당시 모나코의 관광사업이 주춤했던 터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레이니에 3세는 세계 최고의 흥행녀를 왕비로 맞아들이는 전략을 구상했던 것이다.

여기에 레이니에 3세의 오랜 친구이던 그리스의 선박 왕 오나시스도 이 정략적인 결혼을 적극적으로 권장했었다. 모나코의 관광산업이 부흥하면 선박사업을 하고 있던 오나시스 또한 자연히 커다란 수익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오나시스는 누구보다 이 결혼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것이다.

당시 왕비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유명 여배우는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그레이스 켈리 등 세 사람이었다. 우선 오드리 헵번이 집중적으로 검토되었다. 그러나 헵번은 이런 저런 결격사유가 드러나 탈락했다. 이유인즉 그녀가 벨기에 태생이라 초강대국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 더욱이 헵번의 아버지가 나치 추종자였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왕비 후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한편, 할리우드 섹스심벌로 불리던 마릴린 먼로의 경우 왕비가 되기에는 무언가 품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어 탈락했다.

결국 그레이스 켈리가 최종 낙점이 되었다. 물론 켈리 또한 당시 25세의 나이에 오스카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캐리 그랜트, 개리 쿠퍼 등 유명 남자 배우들과 염문을 뿌리는 등 스캔들을 낳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이미지가 우아하고 고상했기에 상대적으로 가장 나았다. 여하튼 레이니에 3세는 마음을 굳힌 후부터는 켈리와의 결혼을 서둘렀다.

사실 레이니에 3세에게는 왕세자 시절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프랑스 여배우 지젤 파스칼이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동거를 했다. 그러나 결혼을 앞두고 의사가 파스칼은 불임이라고 진단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헤어지고 말았다. 왕세자비가 아기를 낳지 못할 경우 왕세자는 왕위를 계승하지 못한다는 모나코 왕가의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프랑스와 맺은 조약에 의하면 왕세자에게 후계자가 생기지 않으면 모나코는 프랑스에 병합되어 일개 도시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런 막다른 상황에서 레이니에 3세에게는 그레이스 켈리가 너무나도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레이스 켈리가 왕비로 살았던 모나코의 전경 <사진=이철환>

이 세기의 결혼식 이후 모나코는 예상대로 전 세계로부터 커다란 관심을 끌게 되었다. 켈리 또한 자신의 유명세와 매체를 이용해 국가적 위기상황을 전 세계에 알려 국제여론을 모나코 편으로 만들었다. 특히 켈리는 결혼 이후 남편 레이니에를 도와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쳐 모나코를 관광대국으로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모나코는 프랑스에게 합병당할 위기의 나라에서 당당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뒤바뀌었다. 모나코는 관광수입이 급증하면서 경제 또한 활발하게 돌아갔다.

여기에다 켈리는 모나코의 사람들이 매우 사랑하는 캐롤라인 그리말디 공주를 낳아 모나코를 강제합병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또한 1958년 알베르 왕자를 낳아 왕실의 후계 구도를 확실히 구축했으며, 1965년 스테파니 공주를 낳아 더 이상 프랑스의 위협을 받지 않는 당당한 후계자가 버티고 있는 나라로 확정지었다.

모나코는 행복했다. 레이니에 3세 또한 행복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고 모나코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또 아름다운 켈리를 아내로 옆에 둔 남편이자 세 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삶을 이어갔다. 반면, 켈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

은막의 여왕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자유롭게 살았던 켈리는 왕실의 안주인이 되면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법도와 외부의 시선 때문에 많은 부담과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나코에서는 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켈리는 프랑스어에 능하지 못해서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또 왕실의 엄격한 규칙이나 전통을 제대로 지켜야 하고, 언제나 긴장하며 위엄을 갖춘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크게 웃을 수도, 누구와 잡담을 할 수도 없는 생활이었다.

모나코 시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마저 그녀를 힘들게 했다. 여기에 살아온 방식과 가치관이 다른 레이니에 3세와의 갈등과 마찰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결국 날이 갈수록 켈리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세가 심해졌다. 그녀는 자유롭고 싶었고, 다시 여배우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레이니에 3세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켈리를 위로해 주기 위해 화려한 파티를 연이어 열었고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리고 켈리가 왕비로서 또 어머니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뜻에서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모나코에서 상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런 레이니에 3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켈리는 틀에 갇힌 왕실 생활에 지쳐갔다. 마침내 그녀는 알코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자유로운 생활을 그리워하던 차에 때마침 1962년에 히치콕 감독이 영화 출연을 제안해 왔다. 그녀는 배우로 복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이에 응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의 배역이 도벽이 있는 캐릭터인 것으로 알려지자 품위 문제를 들어 모나코 언론과 국민들이 반대해서 스크린 복귀계획은 무산됐다.

1982년 9월 13일, 켈리는 막내딸 스테파니 공녀와 함께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였다. 그러던 중 그들이 타고 가던 차가 그만 산비탈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같이 타고 있던 스테파니 공녀는 가벼운 부상만 입고 살아남았다. 그러나 켈리는 치명상을 입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다음날인 9월 14일, 52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공식적으로는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판명이 났다. 그러나 이후 여러 가지 음모론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켈리가 마피아 조직의 모나코 카지노 유입을 강하게 반대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마피아가 제거했다는 설, 왕실 일가와의 잦은 갈등으로 왕실 측에서 암살을 시도했다는 설, 남편과의 불화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을 것이라는 설 등 아직도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다양한 루머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언젠가 미국의 여성잡지 〈woman's journal〉이 역사상 가장 우아한 여성이 누구인지 여론조사를 벌였다. 독자 투표 결과 그레이스 켈리가 1위를 차지했다. 170cm의 훤칠한 키에 눈처럼 흰 피부, 빛나는 금발과 호수처럼 파란 눈, 차갑고 도도한 듯하면서도 따뜻해 보이는 매력, 기품이 우러나오는 귀족적인 우아함... 인기 절정의 배우에서 왕비로 신분이 바뀐 켈리의 이야기는 현대판 신데렐라 그 자체였다.
켈리는 임신한 상태에서도 그녀의 우아한 매력을 한껏 발휘하였다. 오늘날 전 세계 여성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에르메스 켈리백은 바로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1956년 미국의 시사화보 잡지인 〈라이프(LIFE)〉 에 켈리가 임신으로 만삭인 배를 가리기 위해 에르메스 가방을 든 사진이 실리게 되면서 그 가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에르메스(Hermès)사는 모나코 왕실의 허락을 받아 이 백을 ‘켈리백(Kelly bag)’이라고 명명하고 마케팅에 활용했다.

이제 그레이스 켈리는 이 세상에 없지만 가장 아름답고 우아했던 모나코 왕국의 왕비이자 은막의 여왕으로 사람들의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사진
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