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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거미여인의 키스' 문태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인간은 어떻게 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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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황수정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처음에는 제가 '몰리나'일 줄 알았어요. 타인들이 저를 봤을 때 단단한 것보다 여려보이니까요. 그런데 컴퍼니 쪽에서 '발렌틴'으로 함께 하자는 거에요. 그때 머리가 띵했죠. 반전 매력이랄까. 이후에 다시 대본을 읽어니 더 재밌어지더라고요.(웃음)"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낭만적 동성애자 '몰리나'와 반정부주의자 정치범 '발렌틴'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감옥 안에서 만나 사상과 이념을 극복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배우 문태유는 '발렌틴' 역을 맡아 때로는 까칠하게, 때로는 처연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하는 두 시간 분량 외에는 모든 전사, 후사가 가려져 있잖아요. 지극히 열혈적으로 사회를 바꾸고 싶어했던 피 끓는 젊은이 발렌틴이 감옥에 갇혀 모든 행동에 제약을 받음으로써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 와중에 옆에 있었던 사람이 하필 몰리나였고, 그를 통해 또 변하게 되죠.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오는 변화, 여기에 제일 중점을 두고 접근했어요."

극 초반 발렌틴은 동성애자인 몰리나를 무시하지만, 감옥의 따분함을 견디기 위해 그가 해주는 영화 이야기를 즐겨듣는다. 원작 소설에는 여러 종류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공연에서는 '표범여인' 이야기를 나눈다. 문태유는 이야기 자체가 '억압된 발렌틴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표범여인 서사는 사실 몰리나와 발렌틴의 캐릭터를 극명하게 보여주기에는 조금 약해요. 몰리나에게 많이 동화된 내용이죠. 오히려 이야기를 통해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볼 수 있어요. 대사 속에 섹슈얼한 코드가 꽤 많아요. 발렌틴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발렌틴을 더 자극하고 반응하게 만드는 거죠."

자극받은 발렌틴은 결국 몰리나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고 키스도 나눈다. 물론, 그 전에 몰리나는 아픈 발렌틴을 도와주고, 스스럼없이 변을 치워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주는 등 헌신적인 보살핌을 베풀었다. 그럼에도 문태유는 "발렌틴은 몰리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발렌틴은 극 중에 몰리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가 떠난 다음에야 이 감정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거죠. 사실 사랑은 말로 설명할 수 없잖아요. 발렌틴은 감옥 안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식욕, 성욕, 수면욕 등 기본적인 욕구를 모두 몰리나를 통해 해결하게 돼요. 처음에는 몰리나를 무시했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 그의 가치관을 인정하게 된 거죠. '거미여인의 키스'는 과장하거나 신파적이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것 같아요. 사랑의 감정은 여러 가지 본능적인 부분이 있는데 이 작품은 사랑의 감정보다 본능적인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것 같아요."

그가 말한 것처럼, 공연 말미에는 '동성애'라기보다 '인간 대 인간'의 교감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더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이슈, 생활 가까이에 들어온 현안, 문태유는 '생각할 여지를 주는' 좋은 장르이자, 대학로에서 꼭 해야할 이야기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앞으로 정치적 담론의 연극 작품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젠더, 섹슈얼 이런거 다 의미 없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요. '성소수자'라고 하지만 절대 다수에 비해 소수일 뿐, 오래된 이슈이고 현안이에요. 모두가 공유하고 느껴볼 소재인 거죠. 평소에 동성애에 옹호적이지 않던 분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지, 무대 위 저희 연기를 통해 '저것도 사랑이지'라고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거죠. 감히 예견하건대, 앞으로는 정치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많은 일들을 겪었고, 자연스럽게 희곡에도 담길 거에요. 대학로는 항상 변하니까요."

변화는 대학로만 있는게 아니다. 문태유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는 그에게 잊지 못할 변화가 많았다. 본명 이승원에서 예명 문태유를 쓰기 시작했고, 회사도 생겼다. 지난해 작품을 7개나 하며 바쁘게 보냈다. '이승원'보다 '문태유'로 아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이름이 덜 어색하다는 그. 더 많은 사람들이 문태유를 알게 되길 바란다.

"결과적으론 이름을 바꾸고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어요. 하지만 이승원으로서의 9년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죠. 최근에는 이승원보다 문태유가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럴수록 제가 덜 어색해요.(웃음) 정신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분명히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쉬지 않고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올해는 무대에 쉬지 않고 올라가고 싶은 욕심과 조금은 재충전 하는 걸 절충하려고 해요. 길게 연기를 하려면 안배도 해야 하니까요. 그동안 잘 버텼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을 하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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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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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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