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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살리에리' 한지상의 힘은 대단하다. 긴 대사를 거침없이 소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궁정작곡가라는 위엄과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적절히 잘 버무린다. 여기에 아픔과 슬픔, 고통과 분노까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단연 살리에리를 위한 희곡이다. 늙은 살리에리에서 젊은 살리에리로 변할 때의 모습도 눈을 뗄 수 없는 부분이다.
'모차르트' 조정석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웃음소리를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위화감을 없앴다. 순수하면서도 천재적이고, 오만하면서도 가엾은, 기구한 모차르트의 운명을 아름답게 전달한다. 무엇보다 한지상과 조정석의 케미를 지켜보는게 또다른 즐거움이다.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으로 관객들을 가지고 논다.
익숙한 스토리지만, 연극과 뮤지컬을 적절히 섞어 매력을 높였다. '작은 바람들'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 흐름상 필요한 배경을 설명하거나 인물들의 감정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다양한 안무를 통해 음악의 선율을 몸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다소 산만하거나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극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만드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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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즐거움만큼 듣는 즐거움도 가득하다. 20인조 오케스트라가 미리 준비한 곡과 무대에서 직접 6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31곡의 모차르트 음악, 채한울 음악감독이 직접 작곡한 8곡의 음악이 더해져 풍성한 선율이 공연 중간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배우들도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도 부른다.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등 모차르트 오페라 맛보기는 여기서만 즐길 수 있는 덤이다.
다만 155분의 긴 러닝타임은 아쉬운 부분이다. 20분의 인터미션은 긴 러닝타임에 필요하긴 하지만, 가장 클라이맥스 후 맥이 끊겨 버린다. 관객들이 다시 몰입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장면을 줄이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두 사람에게 더욱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작곡은 쉬워요. 관객이 어렵지" 천재 작곡가였지만 재능을 알아주는 이 없이 가난에 시달리다 죽은 모차르트.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 평범하지만 재능을 알아보는 능력으로 오히려 괴로워한 살리에리.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아마데우스'는 오는 4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