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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금일중국] '유커, 못오는 게 아니라 안오는 것'

기사입력 : 2018년04월04일 17:16

최종수정 : 2018년04월11일 14:39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지난달 중국인 친구가 10년 서울 생활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귀국 선물로 우리의 전통 공예품을 하나 준비하려고 여기저기 다녀봤으나 마땅한 물건을 찾기 어려웠다. 인사동과 남대문시장 일대 그 많은 민속공예품 가게에도 자개 문갑 정도가 눈에 띌 뿐 한국 전통을 대표할만한 마땅한 선물거리가 없었다.

한참 고민끝에 갑자기 연초 찾았던 창덕궁내 찻집 기념품 진열대가 떠올라, 결국 이곳에 달려가 청화 도자기 장고 하나를 어렵사리 구입할 수 있었다. 유커의 눈으로 냉정하게 서울 여행의 기념품 판매처를 둘러볼 기회를 가진 셈인데 맘에 드는 기념품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드 갈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지 1년이 넘었다. 중국인을 상대하던 가게와 음식점 사장들은 요즘 경기가 어떻냐고 물으면 눈살을 찌푸리며 손사래부터 친다. 기자의 초등학교 동창들로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서 각각 패션과 엑세서리 가게를 하는 사장들은 하나같이 전에 비해 매출이 절반 날라갔다며 볼멘소리다. 이러다 보니 중국인 접객 업소들은 마치 천수답 농부가 하늘만 쳐다보듯 유커의 귀환에만 목을 메는 형국이다.

하지만 단체 관광 중단 1년이 넘고 사드갈등에 대한 합의가 발표된지 반년이 됐는데도 그토록 갈망해온 유커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한령이 풀리고 유커가 돌아올 것이라는 말만 무성할 뿐 실제 유커들로 북적이던 제주도와 서울의 명동 신촌 거리엔 중국말이 잘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방한한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위원은 우리 대통령을 만나 ‘유커가 돌아올 것’이라고 공언까지 했으나 직후 청명절 소황금주(4/4일~4/8일)를 맞았음에도 깃발부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들어 중국 지방정부의 한국내 활동, 엔터 업체와 문화 관련 분야에서는 뚜렷한 교류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물결에 실려 단체 유커까지 되돌아올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섣부른 예단일 것 같다. 기자가 아는 산둥성 칭다오의 희성 여행사 대표는 4일 아침 “단체 유커 여행이 풀렸냐”는 기자 물음에 “당국은 한국행 단체 유커에 대해 금족령을 내린 적이 없다. 여행상품의 경쟁력 여부에 따라 모집이 되면 가지 않겠나”라고 딱 잘라 말했다.

지난 1년간 한국행 단체 유커가 자취를 감춘 사이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에 몰려가 쇼핑을 하고 태국에서 미식 여행을 즐겼다. 비싼 여행상품인 유럽 여행도 20%이상 늘어났다. 한국을 늘 해외 여행 으뜸 국가로 꼽았던 유커들의 해외 여행 패턴은 사드 1년 동안 이렇게 달라졌다. 유커가 돌아올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호언하지만 중국당국이 서울 여행을 가라고 자국민들의 등을 떠밀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유커의 귀환은 여전히 공허한 얘기로 들린다. 사드제재가 완화된다고 해서 서울과 제주에 예전처럼 유커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속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갑을 여는데 있어 중국인은 어느나라 사람보다 셈이 정확한 사람들이다. 캐리어에 담을 물건이 널려있고, 입과 눈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차고 넘쳐난다면 중국 유커들이 왜 한국행을 마다하겠는가. 앞으로도 유커 발길이 뜸하다면 그것은 사드때문에 못오는게 아니고 유인책이 없어 안오는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옛말에 ‘군자는 누가 나를 써주지 않는다고 조바심 내지 않고, 내가 어디엔가 쓰이게 됐을 때 스스로 준비없음을 탓한다’고 했다. 한국 관광 당국과 관광 유통업계도 당장 유커가 안보인다고 애를 태울게 아니라 언젠가 유커가 몰려올 때 뭘 자신있게 마케팅할 수 있을지, 대비가 부족함에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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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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