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개발’보다 ‘관리’가 핵심”
관리만으로 기피시설 난립 해결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계획 담긴 마스터플랜은 오는 2019년 공개 예정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서울시가 지방선거를 겨냥해 내놓은 서울-경기 접경지 관문도시 조성사업 계획이 구체적인 대안이 빠져있는 데다 현실성도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관문도시 조성사업’은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계획으로 레미콘공장, 가스충전소, 재활용센터와 같은 기피시설이 난립하는 접경지 12곳을 개선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 기피시설을 이전 시킬 것인지 유지한 채 재생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은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가 대규모 개발보다 도시재생 차원의 정책기조를 갖고 있는 만큼 기피시설을 이전하고 새로운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런 만큼 기피시설에 대한 대안이 세워져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관문도시 조성사업’에서 기피시설에 대한 처리 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개발센터 관계자는 “사당을 ‘청년을 위한 거점도시’로 조성하면서 가스충전소, 자동차정비소와 청년 도시가 공존하게 될지 아니면 이들 기피시설이 사당이 아닌 다른 지역에 들어서게 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시 차원의 구상만 있을 뿐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은 내년 중에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사당, 양재를 비롯한 서울과 경기도 접경지역 12곳을 '관문도시'로 육성한다는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관문도시 조성사업’에는 현재 레미콘공장, 폐기물 처리장을 비롯한 기피시설이 있는 곳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정작 관문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이라할 수 있는 기피시설에 대한 대안은 전혀 담겨있지 않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지구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기피시설 해결 방안부터 빨리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기피시설의 외곽 이전과 그 부지에 대한 개발을 희망하고 있다.
서울시 관문도시 위치 및 단계별 사업도 <자료=서울시> |
하지만 현 정권에서 기피시설에 대한 대규모 개발이 추진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문재인 정부 자체가 철거 중심 전면개발보다 도시재생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다 현재 서울시장 유력 후보인 박원순 현 시장도 비슷한 기조를 갖고 있어 관문도시 조성사업도 소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문도시 조성사업을 도시재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은림 서울시 도봉구의회 의원은 “’관리’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활용센터같은 기피시설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활용센터를 아예 깨끗이 새로 짓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도봉구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인구유입이 생겨날 유인을 만드는 것으로 결국 재개발, 재건축이 가능하고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규제 완화를 하거나 도시재생사업 수준을 넘어선 개발사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도 관문도시 조성사업의 규모가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전면개발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문도시조성사업의 의의는 이제까지 방치됐던 지역을 앞으로 확실히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며 “이 과정에서 훼손이 많이 된 지역에 한해 ‘개발’이 진행될 수 있지만 이 사업 자체는 개발보다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일 팀장은 “개발 사업은 토지보상 문제가 얽히고 주민 동의도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서울시 안에서 대형 개발사업이 추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 중에 관문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공공개발센터 관계자는 “'서울 관문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은 상반기에 용역을 발주하고 계획 수립에 착수해 오는 2019년쯤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