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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스토리] 학원 다니며 IT 공부한 디지털 총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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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첫 CDO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
지주사 내 AI 블록체인 기술 공유…계열사 시너지 UP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엔지니어들과 얘기를 나누는데 모르는 단어 천지더군요. 직원들 모르게 퇴근 후 학원에 다니고 IT 용어를 정리해 하루에 50개씩 외웠습니다. 수능 공부하듯 매달리니 어느새 직원들이 그걸 어떻게 아냐고 되묻기도 했죠."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부행장)은 광주상고, 경기대 회계학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월피동지점 지점장 등 현장 영업을 누비다 2013년 본점으로 들어와 인력개발부 단장, 상호금융기획부 국장을 거쳤다. 2015년 농협은행 정보보호부장에 이어 스마트금융부장을 잇따라 맡았다. 학원을 다니며 남몰래 IT를 공부한 게 이때다.

그는 올해 농협금융그룹의 디지털 총사령관인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도 맡았다. 최근 몇 년 새 은행권에서 가장 핫한 단어 2개를 꼽으라면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이 중 하나를 책임진 셈이다.

"매년 은행 창구를 찾는 손님이 10% 이상 줄어듭니다. 과거와 같은 경영 방식으로는 은행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얘기죠. 결국에는 은행부터 디지털화해야 합니다. 농협금융 차원으로 전문교육을 강화해 디지털 핵심 인력을 육성하고, 산학 협력과 외부 전문가도 보강할 겁니다. 농협이 미래 디지털금융을 선도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 /김학선 기자 yooksa@

◆ 수능 공부하듯 '디지털 독학'…여러 부서 돌며 '조율자 역할'

주 부행장은 스마트금융부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실전 공부에 들어갔다. 핀테크 관련 워크숍과 스타트업 데모 데이 등 관련 행사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해 시장 트렌드에 대한 눈을 키웠다. 두 부서를 경험하며 쌓인 것은 지식만이 아니다. 법적 테두리 내에서 스마트금융을 안전하게 통제하는 정보보호부와 새로운 기술로 치고 나가야 하는 스마트금융부를 거치며 균형 잡힌 시각이 생겼다.

스마트금융부 시절 내놓은 모바일 앱 '올원뱅크' 개발 기간을 8개월로 앞당긴 것도 균형 잡힌 시각 덕이다. 새로운 기술과 현실적인 제한을 조율하며 통상 1년에서 1년 반가량 걸리는 시간을 반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주 부행장의 또 다른 무기는 폭넓은 인맥이다. 농협은행에서 그는 인기 부행장으로 꼽힌다. 사무실 곳곳에는 부장 시절 스터디 그룹을 함께 하고 생파(생일파티)데이나 칭찬데이를 열어줬던 직원들이 사다 준 꽃다발이 눈에 띄었다.

"저 꽃다발은 우리 스마트금융부 걸그룹으로 불리는 여직원들이 준 거예요. CDO로 있다 보니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고 은행 외에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할 일도 많아요. 항상 열린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조율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냅니다."

◆ 농협은행 디지털 DNA 계열사 확대…농업에도 핀테크 접목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 /김학선 기자 yooksa@

CDO로서 그의 첫 임무는 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NH농협생명, NH투자증권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달 계열사 디지털금융부문 부서장과 CDO 협의회를 갖는다. 주 부행장은 협의회를 통해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업무 전반에 접목할 수 있는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NH손해보험이 내놓은 여행자보험 가입자가 어디서 가장 많이 나오는지 아세요? 바로 올원뱅크입니다. 환전을 하거나 다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여행자보험 가입으로 이어지는 거죠. 올원뱅크 가입자를 올해 250만명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중심으로 계열사 상품들을 모아 시너지를 낼 겁니다."

빅데이터 활용도 그의 과제다. 입금이나 결제 내역으로 생활 패턴을 분석해 이에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하기 위한 것이다. 실적을 목표로 파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팔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농협의 특수성도 디지털금융에 녹일 예정이다. 농촌에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농촌 마을회관을 에어비앤비처럼 공유 숙박시설로 쓰거나, 농업에 크라우드펀딩을 접붙이는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모으는 것이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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