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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더 라스트 키스', '삼총사'를 거쳐온 김준현은 개막 전부터 외모 싱크로율 100%의 레트 버틀러로 주목받았다. 그는 레트를 냉철한 현실주의자이면서도 내면에 뜨거운 열정을 지닌, 매력적인 남자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섬세하고 노련한 연기는 믿음직했고 넘버에 고음이 없어도 빼어난 보컬과 탄탄한 성량은 객석을 휘어잡았다. 마치 '바람사'를 보러온 관객을 모두 그의 팬으로 만들어버릴 기세였다. 사랑스러운 스칼렛과 능수능란한 레트를 선보이는 김보경, 김준현 페어의 힘은 '바람사'의 강력한 흥행 무기다.
유모 역의 최현선은 스칼렛, 레트와 함께 연기하는 신부터 흑인 노예들의 앙상블 장면까지 꽤나 많은 분량을 훌륭히 소화하며 극의 완성도에 일조했다. 빅 샘 역을 맡은 박유겸은 대사 없이 넘버로만 흑인 노예들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음에도 제 몫을 해냈다. 여기에 벨 와틀링 역의 임진아까지 수많은 배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을 무대 위에 펼쳐냈다.
◆ 정확하고 분명한 타겟 연령층, 득 될까 독 될까
'바람사'의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뚜렷한 타깃 관객층이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90년대 가요나 가곡을 연상시키는 넘버를, 배우들도 당시의 느낌을 가득 담아서 불러낸다. 의도된 연출임에 분명하지만 젊은 연령대의 관객에겐 조금 올드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 덕에, 또 50대 이상 관객에게 할인을 제공한 덕에 '바람사'의 객석은 이미 중장년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5060세대가 적극적인 문화 소비계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낸 시도는 꽤 유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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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책으로, 영화로 널리 알려진 '바람사'의 매력은 여전하다. 중년 관객에게는 젊은 시절 봤던 동명 영화의 장면에 담긴 향수를, 젊은이들에겐 원작 소설을 읽던 당시의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무대로 만나는 명작의 감동을 선사한다. 열정의 황혼 키스신과, 상복만 세 벌을 갈아입는 스칼렛의 화려한 의상 등 볼 거리도 가득하다. 오는 7월2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