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MLF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 추세
하반기 지준율 인하 필요성에 대한 찬반 논란 팽팽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최근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창구(MLF)를 유동성 공급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MLF의 역할이 두드러지면서 중국 자본시장에서는 하반기 지급준비율 인하 필요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창구(MLF)를 통해 463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했다. 이를 통해 이날 만기가 도래한 2595억 위안의 MLF 상환 금액을 상쇄하고, 2035억 위안의 중장기 자금을 시중에 방출했다. 이날 1100억 위안 규모의 7일물, 700억 위안 규모의 14일물 역RP 만기가 도래했지만, 인민은행은 추가 역RP를 운영하지는 않았다.
인민은행은 지난 1일에도 MLF의 담보물 범위를 ▲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AA 등급 이상의 금융채권 ▲ AA+, AA 등급의 회사 신용채권 ▲ 우수 소기업 대출과 녹색 경제 주체의 대출 등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MLF 담보범위 확대 조치를 단행한 후 이어진 예상 밖 큰 규모의 MLF 운영으로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 대신 MLF 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인민은행은 영세기업의 자금 조달난과 채권 시장의 신용 위기, 은행간 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잇달아 유동성 공급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저녁에는 기습적으로 지준율 인하를 단행, 시중에 약 1조 3000억 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했다. 이중 9000억 위안은 만기가 도래하는 MLF상환에, 나머지 4000억 위안은 중소 및 영세기업 지원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하반기 다시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6일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의 MLF 운영으로 하반기 시장운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찬성파: 6월 자금난 가중, 회사채 신용 위기 확산으로 추가 유동성 공급 절실
중국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은 6일 2035억 위안의 MLF 자금 순공급에도 하반기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주로 반영한 기사를 보도했다.
중신증권은 "5월 중국 정부 제조업 PMI 수치와 활발한 수급 현황은 중국 경제 펀더멘탈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써 당장 지준율을 인하해야 하는 필요성이 줄었고, 인민은행이 MLF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 6월 유동성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고 ▲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는데다 ▲ 최근 중국 회사채 디폴트 사건이 확산되는 만큼, 하반기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통해 적극적인 시장 위기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하오(蔡浩) 헝펑(恒豊)은행 거시경제 센터 주임도 "6일 MLF 운영은 공개시장에서 단기 자금은 회수하고, 중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조치다. 그러나 전체 규모로 볼때 기업 등 시장의 자금난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 시장의 신용 리스크가 확산되고,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내수 확대와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 지준율을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젠헝(陳健恒) 중국국제금융공사 애널리스트는 지준율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천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단행한 지준율 인하를 통한 MLF 상환 조치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며 "상반기 대기업의 수익성 개선 등 경기 개선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하반기 지준율 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반대파: 신용 리스크 확대 유동성 부족 탓 아니야
그러나 둥팡차이푸왕(東方財富網), 정취안즈싱(證券之星) 등 매체는 지준율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의 의견을 위주로 소개했다.
취칭(屈慶) 화창(華創)증권 자산관리부 총책임자는 "최근 회사채 디폴트 사태는 은행의 자금부족으로 기업이 대출을 받지 못해 발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은행이 대출을 승인하고 싶어도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으로 대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채권 시장의 신용 리스크의 원인이 유동성의 절대 부족이 아닌 만큼 지준율 인하를 통한 대규모 자금 공급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광다(光大)증권도 "지준율 인하는 필요 이상의 유동성 과잉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늘어난 유동성이 채권 시장과 기업의 부채비율을 다시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대증권은 시중의 전체 유동성 확대보다 영세기업, 정부 육성 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선택적 자금 지원'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지준율 인하보다는 MLF를 통한 자금 공급이 더욱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