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에 오른 이 당선자 '경력'..."대표성 있나?"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 "청년·여성 대표성 충분해"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정현 더불어민주당 충북 제천시의회 의원(여·32)의 능력과 대표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당선인의 경력이 제천시의원을 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인데, 온라인상에서 찬반이 갈린다.
사진은 이정현 더불어민주당 충북 제천시의회 의원(여·32) 당선자 SNS 캡처 |
◆ "경력도 없는데 쉽게 당선됐다"
이 당선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경력은 ▲세명대 법정경찰학부 졸업 ▲(전)세명대 동아리연합회 회장 ▲(전)법무법인 오늘 사무주임 등이다. 언론을 통해선 지난해 가족 사정으로 고향인 제천에 내려왔고, 올해 2월부터 사단법인 제천예술인총연합회(예총)에 공채로 합격, 3월부터 근무했다고 경력을 덧붙였다.
그는 세명대 교수의 추천으로 비례대표 출마를 결심했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성의 정치참여·청년'임이 고려돼 홀수 번호인 1번을 받았다. 반면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비례대표 2번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석사를 졸업, 제천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으나 남성이라는 이유로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경력이 정치인들에게 기대되는 '대표성·정치력'과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후보자 심사를 어떻게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분야나 소속 정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거나 지역 발전을 위해 꾸준히 봉사해온 특이점이 당선인에게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논란을 의식한 이 당선자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보내주신 응원과 성원에 감사드리고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 만회하겠다"면서 "저로 인한 언쟁은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 모든 것을 부족한 제 탓이라 여기며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노력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당선자가 후보 시절 유권자에게 배포했던 선거운동 명함 중 일부분. 사진은 이 당선자 SNS 캡처 |
◆ "정치인 경력이 따로 있나"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무엇이 잘못됐느냐"는 반론도 존재한다.
민주당의 한 청년위원은 1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돈도, 조직도, 학벌도 없는 청년은 정치를 아예 할 수 없는 게 맞는거냐. 이 당선인의 학벌이 좋았거나 배경이 있었다면 이런 논란이 나왔을지 궁금하다"며 "투표권이 있는 20~30대를 대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격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32세 여성이 비례대표로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청년' '여성'이라는 두 분야에서 대표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얼마나 살아야 대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나. 무직 여성이 정치하는 게 잘못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위원장은 이어 "기초의회의 비례대표는 기초의회의 지역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신청한 자 중에서 선정한다. 우리 당은 그 과정에서 청년·여성 지원자에 가점을 주게 돼 있다"고 강조한 뒤 "다른 지역의 기초의회 의원들은 범죄경력이 2~3개씩 된다. 그런데 이 당선인은 범죄경력도 없다"고 이 당선자의 자격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뉴스핌'은 민주당 충북도당을 통해 이 당선자의 반론 등 추가 설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당선자는 정당 득표율로 뽑힌 비례대표로서 민주당 충북도당, 제천시 등의 공약 실천 및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게 된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