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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가 프레임에 담은 공간의 초상…"사회적 계급 변화가 한자리에"

기사입력 : 2018년08월06일 15:39

최종수정 : 2018년08월06일 17:52

인간의 '깨달음'을 일깨운 장소, 도서관·미술관·공연장 등 공간에 주목
국제갤러리에서 8월26일까지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74)는 18세기 서구의 화려한 공연장과 오페라 하우스, 도서관 등을 소재로 작업한다. 그는 이와 같은 공간의 건축적 양식을 통해 사회가 나눈 계급 문화와 변천사를 보여준다.

Kukje Gallery Candida Hofer Elbphilharmonie Hamburg Herzog de Meuron Hamburg II

국제갤러리는 칸디다 회퍼의 개인전 ‘깨달음의 공간(Spaces of Enlightenmnet)’을 지난달 26일 개최했다. 50여 년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간과 인간을 사유해 온 칸디다 회퍼의 작품 중에서도 1990년대 말부터 근대까지 촬영한 공연장, 도서관, 미술관 등 특정 기관의 공간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속 공간은 다양한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동시에 모두 인간의 ‘깨달음(Enlightenment)’을 가능하게 한 장소다. 공간의 역할에 집중하는 이 작품에서는 계급이 분할된 근대사회에서 현대로 오면서 기하학적인 공간이 ‘인문학적 장소’로 바뀌는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Kukje Gallery Candida Hofer Teatro Cervantes Buenos Aires I

전시장은 뒤셀도르프 시립극장을 시작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의 극장과 오페라 하우스의 내부 공간을 담은 작품으로 구성된다. 계급에 따라 달랐던 자리 구성에서 탈근대화가 일어나면서 대중화된 기관의 모습으로 바뀐다.

이 공간의 다양한 건축 양식은 시대적, 사회적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과거 명문가는 사유지에 개인 극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몽사상으로 시민들이 깨우침을 얻으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설 극장이 나타났다. 이전 왕족과 귀족에게만 국한됐던 음악과 청중은 사라지고 공연의 대중화가 일어난 것이다. 칸디다가 포착한 공간에서 일련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귀족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박스석, 일반 청중이 서서 관람하던 파르테르(오늘날의 스톨석)의 구성과 비교해 이후 파르테르에 의자가 설치되고 나아가 공간의 계급적 분할이 사라지는 변화도 볼 수 있다.

Kukje Gallery Candida Hofer Teatro Olimpico Vicenza I

칸디다는 낮은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을 가르치고 깨우침을 주는 공간의 의미로 확장된 극장과 도서관, 미술관을 보여준다.

중세 수도원 내 바로크 양식의 도서관, 프랑스 국립도서관,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내 복도에 놓인 작은 서가, 빌라 보르헤스, 에르미타주미술관과 율리아 슈토셰크 컬렉션 등 작품 속 내부 공간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곳에 머물고 스쳐 간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 인문학적 장소로서의 역할을 획득했다.

장서와 미술품, 벽화 가구 등의 구성과 맥락으로 도서관과 미술관은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게 됐고 이는 곧 특권계층을 위한 공간에서 민주화된 문화의 장소로 거듭나 다양한 예술가와 역사학자, 철학자가 관객과 교류하는 공간으로 새 단장 됐다. 칸디다 회퍼는 이러한 과정에서 생긴 인식의 변화가 '깨달음'이라고 말한다.

칸디다 회퍼 [사진=국제갤러리]

칸디다는 공간의 초상화를 그린 작가로 정의된다. 그는 사람을 배제하고 공간을 찍는다. 아울러 장소 자체에 깃든 자연광과 인공조명으로만 작업하며 일체의 추가 조명은 없다. 칸디다는 “사람을 배제하고 찍는 이유는 사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이 없을 때 공간 자체를 좀 더 풍부하게 지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든 것을 축적한 공간 그 자체에서 인간의 자취가 충분히 담겨있다는 의미다.

그는 신중하게 셔터를 누른다. 순간의 자신의 감정에 몰입하고 이를 고스란히 프레임에 담기 위해 노력한다. 칸디다는 “매번 공간에 직접 방문해 직접 보고 사진을 찍는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 상태다. 이점이 가장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의 시간과 역사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의 초상이 전시된 칸디다 회퍼 개인전은 오는 26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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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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