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가격 급등..관세 발언 파장 이미 가시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시행 여부에 대한 ‘저울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종 결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중고차 가격이 파죽지세로 오르는 등 이미 관세 파장이 자동차 시장을 덮친 가운데 백악관은 EU 및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우선 지켜보자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수출입 현장 [사진=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달 말까지 수입차 및 부품의 국가 안보 위협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가 완료될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8월 중 보고서가 공개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어긋나는 것이다.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차 관세에 대해 미국이 느긋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EU와 멕시코 및 캐나다와 무역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자동차를 제외한 무관세 합의를 이뤘고, 구체 방안에 대한 실무 작업이 진행중이다.
NAFTA 재협상 역시 자동차 부문이 핵심 쟁점으로 자리잡은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를 최종 결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로스 장관은 “자동차 업체들이 제출한 서면 보고서가 단시일 안에 검토하기 어려운 분량이고, 8월 말까지 결론을 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결정의 새로운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악관 소식통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20%의 차 관세를 시행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와 달리 자동차의 경우 제너럴 모터스(GM)를 포함한 국내 메이저들까지 반기를 들고 있어 결정이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와 소비자들은 이미 초긴장 상태다. 자동차 가격이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한 소비자들이 몰려들면서 중고차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부품에 관세가 적용될 경우 자동차 수리 비용 역시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에 관련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근로자들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3년차 닛산 알티마 가격이 한 달 사이 100달러 올랐고, 도요타 캠리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00달러 뛰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조나단 스모크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를 언급한 이후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관세를 시행할 경우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점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