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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모 평양과학기술대 명예총장 "남북 학술교류 수요 높아…시너지 기대"

기사입력 : 2018년09월14일 06:26

최종수정 : 2018년09월14일 06:28

'방한' 박찬모 명예총장 "북한 수학·AI 등 기술 뛰어나"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최근 북한 학자들의 논문이 한국 학회지에 실렸습니다. 5.24 조치 후에 막혔던 학술 교류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민간 단계에서의 교류가 먼저 활발히 이뤄진다면 남북 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이달 한국을 방한한 박찬모 평양과학기술대학교 명예총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은 수학,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남한과 교류하면 학술적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모 평양과학기술대 명예총장.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재미 과학자인 박 명예총장은 포스텍 총장, 이명박 정부 과학기술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2005년부터 평양과기대 설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2009년 평양과기대가 개교한 이래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10년부터는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을 맡고 있다.

평양과기대는 남한의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이 합작해 세운 북한 최초의 사립대학이다. 2009년 설립된 이래로 지난해까지 298명의 학부 졸업생과 118명의 대학원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대학원 진학, 연구소 취업, 해외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2011년 평양과기대가 개최한 학술대회에는 200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피터 아그리 교수가 참석하기도 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의 수학 교육량은 남한의 1.5~2배에 달한다"며 "수학 실력이 좋은 만큼 농생명과학 등 바이오, AI, 로봇컨트롤 분야의 수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계영순 박사는 2005년 제7회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 젊은 여성과학자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00년대 초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토끼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IT 분야도 북한 기술자들의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북한은 1997년부터 바둑 AI인 은별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1998년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이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연속 세계 컴퓨터 바둑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의 수학, 기초지식 등 소프트웨어와 남한의 하드웨어, 마케팅 지식, 상업화 지식 등이 합쳐지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5.24 조치와 유엔 제재 등으로 인해 평양과기대 운영과 남북 학술 교류가 힘든 상황이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 26일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그해 5월24일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다.

박 명예총장은 "남북교류 등이 제대로 되려면 5.24 조치와 제재가 풀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긍정적인 것은 북한 연구자가 남한 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터넷 정보학회가 발행하는 영문저널 '인터넷과 정보시스템에서의 정보 거래(Transactions on Internet and Information System;TISS)' 8월호에는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의 리일남 교수와 최성일 희천공업대학 교수 등 6명이 쓴 논문이 실렸다.

박 명예총장은 앞으로 평양과기대를 국제대학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평양과기대를 상상을 초월하는 국제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평양과기대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k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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