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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아버지 모시저고리에 그려낸 추억…이경희, 고국서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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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19일까지 합정동 인사갤러리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탈리아에 25년간 체류하며 작업해온 화가 이경희(51)는 꽃을 그린다. 집 뒤 야산에 핀 야생화, 여행길에서 만난 꽃들, 동네 어귀 식당 테이블에 놓인 꽃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꽃들을 형상화한다. 사실 꽃그림은 너무 흔하고, 식상할 법한 것이지만 이경희에게 꽃은 특별하다. 타국에서 모국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를 쓰며 사는 그에게 꽃은 큰 위로이자 혈육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속절없이 사그라지는 꽃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드로잉하다 보면 인간의 삶과도 대비돼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경희의 꽃그림은 조금 독특하다. 캔버스가 아니라 삼베 또는 모시 천에 꽃들을 그린다. 이경희는 전통방식으로 직조한 옛 안동포나 한산모시에 수채물감과 아크릴 글루를 섞어 꽃을 그리고 다림질을 해 그림이 착색되게 한다. 그런 다음, 가장자리를 오색의 명주실로 정성껏 손박음질을 한다. 여늬 꽃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이 기법은 그가 창안한 독특한 방식이다.

아버지 유품(모시적삼)에 그린 작품과 함께 한 작가 이경희.[사진=DB커뮤니케이션]

이경희는 어느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의 모시 저고리를 발견했다. 우윳빛 한산모시로 만든 적삼이었다. 살아계실 때 그 모시 저고리를 입은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는 옷섶과 소매에 매화를 하나 하나 그려넣었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그린 매화 송이에는 옛 추억이 응집되며 ‘기억의 저장고’가 됐다. 작가는 어머니가 오랜 세월 간직해온 삼베와 모시를 이탈리아로 가져와 그 샛노란 천들 위에 갖가지 꽃들을 그려 넣었다.

이경희 ‘꽃과 그림자’. 모시에 수채물감, 아크릴 글루, 실크실, 금박. 2017

이경희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꽃잎 등을 확대하거나 과장한다. 따라서 실제의 꽃과 그림 속 꽃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한 화폭에 만개한 꽃과 시든 꽃무더기가 공존하는 그림도 있다. 또 꽃을 거꾸로 그리거나, 꽃의 뒷모습을 그린 것도 있어 이채롭다. 전통방식으로 직조한 옛 삼베와 모시는 폭이 30~50cm로 좁아 이를 띠처럼 잘라낸 뒤, 그물처럼 엮어 확장시켜 그 사이 사이로 꽃을 배치한 작품도 있다. 이는 입체감이 살아나 또다른 맛을 선사한다. 작가는 강렬한 꽃그림 주위에 금박을 덧붙이거나 배경을 금박으로 처리하는 등 여러 변화도 시도했다.

이경희 ‘추억2’. 모시에 수채물감, 아크릴 글루, 실크실, 금박. 2017

이경희는 근래에 제작한 신작들을 모아 고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번역된 기억’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사갤러리(대표 김태흥)에서 작품전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는 활짝 만개한 꽃, 살짝 시든 꽃, 우울증을 앓는 친구를 위해 만들었던 꽃다발, 해변을 산책하며 만났던 꽃, 여성을 위해 선물하는 미모사 꽃, 아들이 대학졸업식에서 머리에 썼던 월계수 화관 등등을 그린 회화 30여점이 나왔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계속된다.

화가 이경희는 경희대 미대를 졸업한 뒤 이듬해 동료 작가 박은선(조각가)과 결혼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이탈리아 카라라 아카데미아에서 무대장식과를 다녔다. 그러나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학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아들 둘을 낳은 뒤 카라라 아카데미아 서양화과에 재입학해 졸업했다.

작가는 “가족여행이나 남편의 조각 전시를 위해 새로운 도시를 다닐 때마다 내 눈에는 꽃들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또 사계절 늘 다른 꽃들이 피고지는 정원은 유학생활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견디게 해주었다. 그 꽃들을, 그리고 그 꽃과 함께 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작품의 주제로 삼게 됐다”며 “본격적인 작업의 시작은 늦었지만 한국 고유의 삼베와 모시를 캔버스 삼아 그린 작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만의 독자적인 꽃그림으로 심화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서 그룹전 등에 꾸준히 참여해온 작가는 내년에는 이탈리아의 휴양도시 포르테 데이 마르미(Forte dei Marmi)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art29@newsp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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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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