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마요 친치페 문화 유적지 분석
카카오 기원 5300년 전으로…원산지는 '중미→남미'로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이 남미 에콰도르 남부의 고산지대에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초콜릿의 역사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마이클 블레이크 교수와 동료 학자들이 과학저널 '자연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카카오의 식용은 남미에서 5300년 전부터 이뤄졌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대피라미드를 건설한 시기보다 700년 앞서는 셈이다.
연구진은 에콰도르의 고원에 위치한 안데스 문명의 마요 친치페 문화 유적지에서 발견된 도자기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 씨앗이 사용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새로 찾은 증거가 사실이라면 카카오의 기원이 1500년 가량 앞당겨지고, 원산지도 중미에서 남미로 바뀌게 된다.
카카오 씨앗은 멕시코와 중미의 고대 문명 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섭취됐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블레이크 교수팀은 일부 도자기에서 카카오 나무에서 나오는 녹말 가루의 흔적을 찾아냈다. 또한 고농도 카카오 씨앗의 쓴맛을 내는 테오브로민 성분이 25개의 도자기와 21개의 돌사발에서 나왔고, 일부 그릇 파편에서 카카오 나무에서만 나오는 DNA를 발견했다.
블레이크 교수는 "도자기에 등자 주둥이가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남미 사람들은 카카오를 음료로 섭취한 것이 분명하다. 카카오 씨앗을 찧어 녹말 가루를 낸 후 음료로 만들었을 것"이라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씨앗을 빻기 전에 발효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익은 카카오 꼬투리 주변에는 달고 맛있는 과육이 있는데, 둘은 섞으면 아주 미세한 초콜릿 맛이 난다. 현대 초콜릿 제품은 다량의 설탕이 들어가기 때문에 1500~1600년대 역사에 기록돼 있는 방법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열대상록수 테오브로마 나무에 열리는 카카오는 큰 계란형 씨앗을 품고 있는데, 고대 시대에는 이를 음료로 만들어 섭취했다. 오늘날은 씨앗을 로스팅해 초콜릿을 만든다.
초콜릿 [사진=로이터 뉴스핌] |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