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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주 탈북 여성들 “北 노동당 입당·여군 진급 시 성상납은 필수조건”

기사입력 : 2018년11월06일 09:32

최종수정 : 2018년11월06일 09:32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北 성폭력 실태 보고서 공개
탈북 여성들 “北, 성폭력 교육 전혀 없어…보고서가 중요한 역할 하길”
인권단체 관계자들 “北 당국, 보고서 보고 공식 입장 내놔야 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성폭력 실태 보고서를 발간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탈북 여성들은 “보고서 내용이 모두 사실이며 이런 상황이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5일(현지시간) 미국에 거주 중인 탈북 여성들의 인터뷰들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 북한의 성폭력 실상’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1년 이후 탈북한 북한 주민 60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에는 북한 관료 출신 8명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북한 원산시에서 포착된 거리를 걷는 여성들. [사진=로이터]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 동부에 정착한 탈북민 데보라 씨는 VOA에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며 나도 많이 당했다”고 주장했다.

데보라 씨는 “북한 당국 간부들이 얼굴이 좀 반반하게 생긴 여성들을 불러내 심부름을 시키면서 성추행을 하고는 한다”며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보복이 두려워 시키는 대로 한다”고 밝혔다.

데보라 씨는 성폭력을 당해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데보라 씨는 “가족들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털어 놓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미국은 성폭력을 엄하게 다스리는 곳이기 때문에 이 곳에 와서야 비로소 여성으로서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데보라 씨는 그러면서 “북한에선 성폭력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다”며 “보고서를 북한 여성들도 볼 수 있게 돼서 ‘성폭력은 범죄고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달 6일 평양 중앙동물원 앞에서 평양 시민들이 남측대표단을 환영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8.10.06

VOA와 인터뷰를 진행한 탈북 여성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흔하게 성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그에 비해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생각도 밝혔다.

미국 남부에 살고 있는 탈북민 사라 씨는 “여성들이 노동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 상납이 거의 필수 조건”이라며 “군대에서도 여군들은 진급을 위해 성 상납을 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마영애 탈북민국제연대 대표는 “성폭력이 만연하지만 처벌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급 관리들이 대놓고 성폭력을 저지르니 하급 관리들도 그에 따라 눈치를 보지 않고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게 북한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영국의 인권단체인 ‘징검다리’의 박지현 대표는 “나도 북한에서 학교를 다닐 때 성폭력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에 북한 여성들이라면 보고서를 보고 공감할 것”이라며 “그나마 지금이라도 이런 보고서가 나와 다행이고 보고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북한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보고서가 북한 성폭력 실태를 제대로 담아냈다”며 “북한이 그 전에는 인권문제 지적을 그냥 묵살하다가 2014년 유엔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낸 이후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 효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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