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에 휘청거리는 중국이 제조업 허브의 경제 지표 집계에 제동을 걸었다.
실물경기 하강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앙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지표 공개를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공개된 산업생산과 소비 지표 부진에 국내외 주식시장이 커다란 하락 압박에 시달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국가통계국(NBS)은 제조업 심장부에 해당하는 광둥성 지방 정부에 구매관리자지수(PMI) 집계를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10월과 11월 중국 제조업 허브의 경기 상황이 투자자들에게 발표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후 지표 역시 NBS가 별도의 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접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과 무역 전면전을 벌인 사이 중국 거시경제의 둔화가 두드렸고, 이 때문에 주가 폭락과 함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감하는 등 후폭풍이 고조된 데 따른 대응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우려된다는 표정이다. 실물경기의 온도를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의 공백을 의미하는 데다 NBS가 투명하고 정확한 지표를 제공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아울러 해당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경영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작지 않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NBS는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회피하고 있다. 데이터 공개 중단 사실과 배경 역시 지표를 기다리는 업계와 투자자들의 의문 제기에 뒤늦게 광둥성 지방 정부의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졌다.
광둥성의 제조업 PMI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매월 발표됐다. 전반적인 중국 경제에서 이 지역의 제조 경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자와 기업, 정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이 지역의 제조업 지표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나 시카고 PMI와 흡사한 비중을 갖는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사우스 넌거번먼트 싱크탱크의 펭 펭 부대표는 SCMP와 인터뷰에서 “광둥성 PMI는 중국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에 해당한다”며 “지표 산출 중단으로 인해 커다란 정보 공백이 발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주 중앙경제공작회의(CEWC)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2019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6.3%로 제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 정책자는 로이터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국내외 경제 성장화 리스크를 감안할 때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6.0~6.5%로 낮춰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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