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개봉작 '페파피그의 새해맞이' 홍보 영상 화제
영국 애니메이션 중국서 폭발적 인기
관련 유행어 등장, 전 세계 최초 실내 테마파크 개장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영국 애니메이션 '페파피그'가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춘절(春節, 설) 개봉 기대작 영화 ‘페파피그의 새해맞이(小豬佩奇過大年, 가제)’ 홍보 영상이 연일 화제다.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홍보를 위해 특별히 제작됐는데, 영화보다 홍보 영상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페파피그가 뭐지?(What is Peppa?)’라는 제목의 이 홍보 영상은 시골 할아버지가 춘절을 맞아 도시에 사는 손주를 위해 중국의 인기 캐릭터 페파피그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에피소드를 재미나게 담았다. 페파피그를 전혀 알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만나는 사람마다 ‘당최 페파피그가 뭐냐’고 연신 물어보며 주변 사람들의 힌트를 모아 손수 페파피크 만들기에 돌입한다. 그리곤 손주 앞에 야심차게 꺼내 놓는 데 그것은 다름 아닌 ‘송풍기로 만든 페파피그’였다.
영국 애니메이션 '페파피그' [사진=바이두] |
할아버지가 손주를 위해 직접 만든 '페파피그' [사진=바이두] |
이런 웃지 못할 헤프닝 속에 잔잔한 감동을 전한 이 영상은 삽시간에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공개 하루 만에 전체 온라인 플랫폼에서 7000만 조회 수에 육박했다.
폭발적인 호응에 영상에 나온 주인공 할아버지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영상 속 할아버지는 올해 57세의 리위바오(李玉寶)다. 그는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 시의 조그마한 농촌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로 일평생 연기라곤 해본 적도 없다. 단지 제작진의 눈에 띄어 우연한 계기로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리 할아버지도 영상 속 내용처럼 실제로 페파피그가 뭔지 몰랐다고 한다.
언론사들의 쏟아지는 취재 요청에 그는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저 좋아해 주신 데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촬영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으며, 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현지 주민들로 동원됐다.
홍보 영상은 ‘페파피그의 새해맞이’의 장다펑(張大鵬) 영화 감독이 맡았다. 장 감독은 5분 40초 정도의 짧은 홍보 영상을 영화적으로 연출했다. 이제껏 주로 광고 연출을 맡아온 그는 광고에 영화적 연출을 하는데 능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번 장편 영화 연출은 처음이다.
그는 “실은 우리 아이가 페파피그 애니메이션 광팬이다. 나도 아이 따라 수십 번, 수백 번 넘게 봤다. 영화를 만들기로 한 건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전했다.
장 감독이 연출한 영화 ‘페파피그의 새해맞이’는 배우들과 페파피그 애니메이션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다. 영화는 아기 돼지네 가족 3대가 섣달 그믐날에 다 같이 둘러앉아 춘절을 보내는 중국 전통 민속 풍습을 그렸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인 만큼 올해 춘절 기대작으로 꼽힌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영화 제작사 알리바바 픽쳐스와 엔터테인먼트 원(ONE)이 공동 제작했다.
중국 춘절에 개봉 예정인 영화 '페파피그의 새해맞이' [사진=바이두] |
영국 애니메이션 ‘페파피그’는 지난 2011년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를 통해 처음 방영된 이후 지금까지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현재 유쿠 누적 조회 수는 150억 뷰에 달하며, 꾸준히 어린이 애니메이션 인기 순위 톱(Top)3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페파피그의 선풍적인 인기에 중국에선 2010년대 출생한 어린이들은 모두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파피그 인기는 유행어로까지 이어졌다. 작년 한 해 중국의 인기 유행어 중 하나는 “페파피그를 몸에 새긴 사회인에게 박수를 보내주세요”(小豬佩奇身上紋, 掌聲送給社會人)”라는 말이었다. 페파피그 캐릭터 상품을 한 사람은 요즘 말로 ‘인싸’(인사이더의 준말)로 인정해주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페파피그가 ‘필수 인싸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작년 10월에는 상하이에 전 세계 최초로 '페파피그 실내 테마놀이공원'을 개장해 어린이들이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