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컬처톡] 허술한데 여운이 있다…뮤지컬 '풍월주'

기사입력 : 2019년01월25일 11:40

최종수정 : 2019년01월25일 11:40

남자 기생과 친구, 여왕의 삼각관계 러브 스토리
2월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생사고락을 함께 한 두 친구는 기생집에 들어가 생활한다. 한 명은 나라 최고의 왕에게 사랑을 받는 기생으로, 한 명은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는 몸종으로. 두 사람은 왕의 부름으로 헤어질 위기에 처하자 오로지 상대방만 생각하는 선택을 한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비극으로,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남겨진다.

뮤지컬 '풍월주' 공연 장면 [사진=㈜랑]

뮤지컬 '풍월주'(연출 구소영)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하지만 극의 주인공인 두 사람 '열'과 '사담'은 모두 남성이라는 점, 이들을 힘들게 한 왕은 여성이라는 점, 스토리의 배경이 신라 시대 남자 기생들이 모인 '운루'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신라시대 화랑을 다루며 수많은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던 KBS 드라마 '화랑'이 얼핏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전반적으로 극은 독특한 소재에 비해 스토리에 빈 곳이 많다.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로 매력적인 '열'과 항상 그의 곁에서 헌신적인 '사담'의 감정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의리인지, 형제애인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전사(前事)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물들의 태도나 주변인들의 대사로만 어림짐작할 뿐이다. 때문에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거는 엔딩이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뮤지컬 '풍월주' 공연 장면 [사진=㈜랑]

또 '진성여왕'이 '열'에게 집착하는 설득력이 부족하고, '운장'의 러브스토리가 사족으로 느껴진다. 무엇보다 '운루'를 드나드는 귀족 부인들의 캐릭터가 너무 구태의연하고 불편하다. 성(性)만 바뀌었을 뿐, 기생의 몸을 더듬고 술을 강제로 먹이고, 조금만 불쾌해도 권력을 내세우며 갑질하는 모습이 2019년 오늘날 굳이 필요했나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은 '풍월주'를 사랑하고 또 찾고 있다. 배우들과 함께 울고, 커튼콜 때는 기립박수가 나온다. 작품은 2011년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 지원프로그램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에 선정돼 개발, 2012년 초연 당시 프리뷰 및 연장 공연 전석 매진, 평균 객석점유율 90%, 마지막 2015년 공연 때도 높은 재관람율을 기록했다.

뮤지컬 '풍월주' 공연 장면 [사진=㈜랑]

단순히 여성 관객들이 좋아하는 '동성' 코드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처음 들었음에도 흥얼거리게 되고, 극 자체의 신비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넘버의 힘이 크다. 또 듬성듬성 비어있는 서사는 배우들의 열연이 메운다. 운루 최고의 기생임을 입증하는 '열'의 춤사위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긴 여운을 자아내는 뮤지컬 '풍월주'는 오는 2월17일가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