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여기!서울] 칠궁, 신분의 벽 넘고자 했던 왕의 어머니-2편

기사입력 : 2019년02월06일 06:30

최종수정 : 2019년03월14일 14:37

궁녀 출신의 전무후무한 왕비 장옥정 사당 대빈궁
아들 사도세자 밀고했던 영빈 이씨 선희궁도 위치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여기!서울]은 1000만 시민의 도시 서울 곳곳의 명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핫플레이스는 물론,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공간을 만나보세요.

냉천정을 지나면 나오는 사당이 바로 '덕안궁'이다. 영친왕의 어머니이자 고종의 후궁 순헌 귀빈 엄씨의 신주를 모셨다. 

순헌 귀비 엄씨는 1897년 영친왕을 낳고 귀인으로 책봉됐다. 고종이 엄씨가 거처할 궁을 경운궁(덕수궁) 안에 지어 경선궁이라 칭했다. 1900년 순빈에 봉해졌고 이듬해 순비, 1903년 황귀비, 2010년 순헌 귀비에 진봉됐다.

1911년 엄씨가 세상을 떠난 뒤 경선궁은 덕안궁으로 개칭됐다. 원래 자리는 1913년까지 태평로였으나 1929년 육상궁 자리로 옮겨졌다.

 

덕안궁 왼쪽으로 보면 사당 셋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왼쪽부터 저경궁, 대빈궁, 그리고 선희궁과 경우궁이다. 맨 오른쪽이 선희궁과 경우궁이 합사된 사당이다.

가장 왼쪽의 저경궁은 추존왕(사후에 왕으로 승격) 원종의 어머니 인빈 김씨의 사당이다. 선조의 후궁인 인빈 김씨는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을 낳았다. 반정으로 왕권을 차지한 인조는 즉위한 뒤 정원군을 원종으로 추존했다.

인빈 김씨는 광해군의 생모이자 선조의 후궁이던 공빈 김씨와 갖은 트러블을 일으켰다. 공빈 김씨가 죽자 선조의 총애를 독차지했다. 김씨의 아우 김공량이 이산해 부자와 결탁, 광해군의 세자 책봉 문제를 건의한 정철 등을 유배한 사건이 유명하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공빈 대신 인빈 김씨만 데리고 피난을 간 사실을 보면, 왕의 총애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앙에 자리한 대빈궁은 희빈 장씨(장옥정)의 사당이다. 1701년 장씨가 사약을 받고 죽자 신위를 정동에 모셨는데, 1722년 옥산부대빈으로 추존되면서 경행방에 사당을 세웠다. 1870년 육상궁 안에 옮겨졌다가 1887년 경행방으로 다시 옮겨갔다. 1908년에야 원래 육상궁 자리로 되돌아왔다.

 

칠궁에 잠든 일곱 여인 중 유일하게 왕비 자리에 오른 희빈 장씨의 사당인 만큼 대빈궁엔 '특혜'가 주어졌다. 저경궁, 그리고 오른쪽의 선희궁, 경우궁과 달리 계단이 한 칸 더 많고, 기둥도 둥글다. 사당 문의 장식 역시 다른 궁에 비해 화려하다.  

방송계에서는 툭하면 장희빈이 주인공인 사극이 제작된다. 삶이 얼마나 드라마틱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내인으로 궁으로 들어와 단박에 숙종의 총애를 받을 만큼 미인으로 알려졌다.

뭐니뭐니해도 악녀 이미지가 강하다. 임신한 숙빈 최씨를 잔혹하게 매질한 사건, 인현왕후를 내쫓기 위해 해괴한 짓을 벌인 사건이 유명하다. 사약을 거부하며 비참하게 죽는 신은 장희빈 사극의 백미(?)다. 이 과정에서 아들 경종을 성 불구로 만들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마지막 경우궁이다. 순조의 어머니이며 정조의 후궁인 수빈 박씨의 사당이다. 1822년 수빈 박씨가 죽고 이듬해 창경궁 도총부 안에 신주를 모셨는데, 현사궁이라 불렀다. 현재의 이름은 1824년에 지어졌다. 1886년 인왕동으로 옮겨졌다가 1908년 현재 자리에 들어섰다.  

합사된 선희궁은 추존 왕 장조(사도세자)의 모친이자 영조의 후궁 영빈 이씨의 사당이다. 영조는 1764년 영빈 이씨 사후 이듬해 사당을 짓고 의열묘라 칭했다. 현재 묘호는 1788년 정조가 지었다. 선희궁은 합사된 탓에 현판이 경우궁 뒤에 자리한다. 앞서 소개한 육상궁과 마찬가지다. 

영빈 이씨는 비련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효장세자를 잃고 상심이 컸던 영조를 위해 1735년 왕자를 낳았는데, 훗날의 사도세자다.

영조의 정비 정성왕후의 양자로 입적된 사도세자는 두 살에 글을 읽을 만큼 총명했다. 무인적 기질도 강해 전쟁놀이를 좋아했는데, 이를 계기로 영조 눈밖에 났다. 트라우마를 얻은 사도세자는 영조에게 잘보이려 애쓸수록 강박증이 심해졌다. 급기야 역모 이야기가 나오는 등 부자 사이가 틀어지자, 영빈 이씨는 세손을 지키기 위해 친아들을 죽일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꿈에 정성왕후가 '세자가 다른 마음을 먹는다'고 가르쳐줬다"는 통한의 밀고가 유명하다. 

여기까지 모두 둘러본 칠궁은 지난해 6월 청와대 관람객에 한해 개방되다 올해부터 단독 예약제로 전환됐다.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칠궁 특별관람 예약을 하면 되며, 정원제한이 있다. 매주 화~토요일 운영되며 1일 7회 시간제(오전 9시20분, 오전 10시20분, 오전 11시20분, 오후 1시20분, 오후 2시20분, 오후 3시20분, 오후 4시20분)다.

 

개인은 무궁화동산 칠궁안내부스에서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정원은 50명 제한이다. 인원이 차면 사복경찰이 인솔, 칠궁 입구까지 안내한다. 매회 해설관람 30분, 자유관람 20분 총 50분으로 구성된다. 사진촬영은 자유이나, 청와대쪽은 보안상 찍을 수 없다. 영상촬영 역시 금지돼 있다. 

 


starzoob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2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