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정부와 가계 모두가 빚에 허덕이고 있다. 국가부채는 사상최대 수준이고 자동차 대출 연체자 수가 늘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월 11일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국가부채가 22조100억달러(약 2경4695조22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년 동안 국가부채가 2조600억달러(약 2311조3200억원)나 급증했다.
미국 국가부채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국가부채가 늘어나면서 재정적자도 불어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 재정적자가 8970억달러(약 1006조434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후, 2022년에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극도로 불균형적”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인플레이션이 좌초될 정도로 재정적자가 불어난 후에야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공화·민주 양당 정치인들이 재정적자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곧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았지만 이제 시작 단계”라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 불황에서도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 가계 대출도 위험한 수준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대출 악성연체자 수가 사상최대치를 찍어 소비 신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자동차 대출 상환을 90일 이상 연체해 악성연체자로 분류된 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 2010년에 기록한 사상최대치를 넘어섰다.
특히 신용점수가 620점 미만으로 낮은 채무자가 악성연체자 중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신용점수가 620~720점으로 높은 채무자들 사이에서도 악성연체 비율이 올라가고 있어 경고음을 내고 있다.
이는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근접하고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중산층의 상징이나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기 때문에 여타 소비대출보다 자동차 대출 상환을 우선시하는 만큼, 자동차 대출은 소비신용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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