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국민연금 의결권②] 630조 쥔 '수탁위', 주주 대변자로

기사입력 : 2019년04월05일 15:36

최종수정 : 2019년04월05일 16:08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에 핵심적 역할 수행
찬반 여부·회의 내용 사전 공개로 투명성 확보
관치 가능성·전문성 결여 논란은 현재진행형
전체 14인 중 교수만 9명...나머지는 시민사회·연구기관
“정치적 배분 대신 전문가 비중 높여야” 지적

[편집자주] 국민연금이 오랜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증시의 최대 큰 손임에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는 거리를 뒀던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총회부터 달라졌다. 배당을 더 달라는 요구에서 임원 보수 동결, 이사선임반대 등 적극적으로 한표를 행사했다. 이 결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했다. 

국민연금의 이런 변신에 대해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연금 사회주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의 긍정적 성과와 이에 대한 우려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찾아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가장 핵심은 바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다. 국민연금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 투자정책 전문위원회, 성과평가보상 전문위원회와 함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조직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7월 기금운용위가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도입과 함께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등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함께 창설됐다. 이들은 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 및 의결권행사 관련 주요 사안과 책임투자 관련 사항 가운데 기금운용본부가 결정을 요청하거나 수탁위 주주권 분과위원 3인 이상 요구시, 공개활동 관련 사안에 대해 검토·결정한다.

◆의결권 방향 사전 공개로 ‘밀실 결정’ 우려 차단

수탁위는 설립 초기 큰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올해 초 기금운용위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탁위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사전 공개를 시작한 직후였다.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이후 주요 기업의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을 포함해 353개 기업의 의결권 행사 계획을 미리 공개했다. 본격적인 주총시즌에 돌입한 3월에만 312개 기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삼성전자, 한진칼, ㈜SK,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수탁위는 위원장인 박상수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를 포함해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 9인과 책임투자 분과위원회 5인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주권행사 분과위원은 정부 및 공단 추천 2인, 사용자단체 추천 2인, 근로자단체 추천 2인, 지역가입자단체 추천 2인, 연구기관 추천 1인으로 모두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촉한다.

시장에선 수탁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의결권 행사 결정 방향을 미리 시장에 고지하는 것을 첫 손에 꼽는다.

수탁위는 해당 기업의 주총 전 특정 안건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밝히고 그 근거를 제시한다. 이는 다른 민간 의결권 자문사와 같은 의사결정 구조다.

또 회의의 일부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제기된 투명성 논란을 재고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밀실 결정’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비전문가 비중 지나치게 높아...연금·운용 실무자 ‘전무’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금융 전문가가 아닌 학계, 시민사회, 연구기관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주주권행사를 결정할 분과위원 9인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명이 현직 교수다. 책임투자 분과위원까지 합할 경우 그 비중은 더 커진다.(14명중 9명)

나머지 인사들 역시 서울시복지재단, 회계법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금융연구원 등에 소속돼 있다. 수탁위 자체가 기금운용이나 기업 경영 관련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여타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각계 추천 인사를 균등하게 임명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가 추천한 인사의 경우 정책적 목표를 고려하고, 사용자 대표는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의결권행사 방향을 판단하는 만큼 이해상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비상근 위주의 위원 구성이 차선책임을 감안하더라도 현 수탁위는 기금운용위원 추천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 또는 사업자 추천위원의 이해상충 문제는 물론 ‘연금 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연금가입자 대표 추천도 어느 정도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만의 독립적 거버넌스(지배구조) 마련 관건

물론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연기금 특성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정 이해관계자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반록도 적지 않다. 이들은 국민연금 뿐 아니라 해외 주요 연기금 역시 의결권 행사 관련 외부의 조언을 받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주요 연기금 또한 이사회 구성, 예산, 관리·감독, 관계 법규 제정 등에서 다양한 방식의 공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네덜란드연금(ABP)의 경우 별도 운용기관인 APG를 사실상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고,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이사 12명 전원을 민간 추천 인사 가운데 캐나다 재무장관이 최종 선임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탁위 존재 자체에 대한 논란 대신 분과 위원 구성 방식이나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만의 독립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어떤 조직을 만든다 하더라도 관치 논란에선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가입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기업 경영 및 분석, 이사회 운영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분이나 기금운용, 컨설팅 등 각 섹터별 전문가들의 솔루션에 적극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