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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자의 고백 ①] "악마의 속삭임에 삶은 무너져내렸다"

기사입력 : 2019년04월17일 15:56

최종수정 : 2021년02월23일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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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권유에 처음 접한 마약..명예 물거품처럼 사라져
첫 구속 후 구치소서 사귄 동료들..더 깊은 마약의 늪으로 빠져
마약으로 교도소 들어간 사이 아들 병으로 숨져..후회 뿐인 마약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국내 유명 패션업체에서 근무했던 김동훈(가명)씨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패션쇼 무대장치를 밤새 설치하던 중이었다. 그런 김 씨에게 한 선배가 느닷없이 마약을 가져와 건넸다. 호텔 화장실에 들어가 선배와 함께 팔에 주사바늘을 찔러 넣었다. 이 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김 씨는 아직 알지 못했다.

김 씨는 얼마 후 선배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유명 연예인들도 같은 혐의로 줄줄이 적발돼 연일 언론 보도가 나왔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 씨 역시 이때 처음 구속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약에 대한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김 씨는 40여일만에 집행유예로 사회에 돌아왔다.

하지만 구치소는 김 씨를 더 깊은 마약의 수렁으로 끌고 들어갔다. 구치소에는 마약을 제조하거나 유통, 투약하던 일명 '뽕쟁이'들이 득실댔기 때문이다. 김 씨 역시 구치소에서 자연스럽게 이들과 친분을 맺었고, 또 거리낌 없이 마약을 즐기기 시작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구치소 동료들로부터 마약을 얻던 김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차가운 구치소로 들어갔다. 서울 한 호텔에서 마약을 건네 받으려다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첫 구속 후 출소한지 고작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김 씨는 집행유예까지 포함해 스무달을 복역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패션업계에서 쌓은 김 씨의 명성도, 또 명예도 모두 바람처럼 사라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김 씨는 그저 '마약 중독자'에 지나지 않았다. 국가직 공무원이었던 아내는 결국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내려갔다. 명문여고 출신에 일찍이 '수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던 아내였다. 마약에 빠져 살던 남편을 대신해 장손 역할까지 했던 고마운 아내였지만 김 씨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출소한 김 씨는 아내에게 돌아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 역시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내는 한 마디 원망의 말도 없이 모두 용서해줬다. 마약에 허우적댈수록 집에서 폭군으로 변하는 남편이었지만, 그래도 아내는 김 씨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던 김 씨를 악마는 결코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심각한 중독 상태였던 김 씨는 마약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지옥도 마다 않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런 김 씨가 수사당국에 붙잡히는 건 시간 문제였다. 이미 마약에 중독된 김 씨를 잡아들이는 건 경찰에게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결국 김 씨는 또 한 번 차가운 쇠고랑을 찼다. 벌써 3번째 구속이었다.

복역하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마약에 빠졌어도 금이야 옥이야 키운 막내 아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후천성 심장병이었고, 병원에 입원한지 6개월만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갔다. 김 씨를 쏙 빼닮은 아들은 병으로 몸부림칠 때면 유독 아빠를 찾았다고 했다. 아들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하고 아빠하고 싸우지 마요"라는 한 마디였다. 아내는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남편과 이혼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아들의 말을 떠올렸다.

아들의 죽음은 김 씨에게도 상처였다. 설상가상 아내도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출소한 김 씨는 가정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단약(마약을 끊는 일)'을 결심했다. 실제로 10년 동안 필로폰에는 일절 손 대지 않았다. 가족들은 TV에서 마약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면 화들짝 놀라 채널을 돌렸다. 이런 도움으로 김 씨는 재기에 성공했다. 번듯한 부동산 회사를 이끌면서 수입도 늘었고 그만큼 가정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절박함이 사라지자 마음 한 구석으로 잊고 지냈던 '악마'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머리로는 잊었지만 마약의 쾌감을 몸은 잊지 못했다. 아들의 죽음과 고생만 한 아내만 보고 참아왔던 10년. 숨 죽이고 있던 악마는 김 씨를 다시 가정의 울타리 밖으로 끄집어냈다.

탑을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김 씨는 필로폰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마약도 손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경찰 수사에서 김 씨의 다른 범죄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결국 2년형을 선고 받은 김 씨는 쇠창살 밖으로만 세상을 봐야하는 교도소로 돌아와야만 했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배신감은 컸다. 아내는 김 씨가 출소할 때까지 면회는 물론 편지 한 장 보내지 않았다. 교도소에 갇혔다는 사실보다 가족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사실에 김 씨는 몸부림 쳤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새해 신년에 출소한 김 씨를 동생이 마중나왔다. 아내가 순대국집을 차려 장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 아들이 서울대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들을 수 있었다. 남편과 아버지로서 자리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각자의 역할을 다해줬다.

새벽에서야 집에 도착한 김 씨는 식탁 앞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내가 차려놓은 밥상에는 김 씨가 가장 좋아하는 '잡채'가 놓여 있었다. 울음소리에 방 밖으로 나온 아내도 그 모습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김 씨에게 이제 순대국 장사를 하면서 아들 뒷바라지만 하자고 말했다.

아들의 서울대 입학 소식에 온 동네가 축하해줬다. 아들의 입학식날, 김 씨는 아내와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편지를 썼다. 함께 근처 절을 찾아 아들의 성공을 기원했다. 불황에도 순대국 장사는 탄탄대로였고 아들은 여러 대외활동에서 상을 휩쓸었다. 아들이 군에 입대할 때 김 씨 부부는 아들의 유학비를 저축하자고 다짐했고 밤낮 없이 장사에 매진했다. 가정이 화목해질수록 마약의 기억은 흐릿해졌다.

그러던 어느날, 김 씨의 휴대전화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찍혀 있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한 공중전화였다. 곧이어 다시 전화가 왔다. 구치소에서 가깝게 지냈던 동료의 목소리다. 잠시 보자는 말에 김 씨는 아내와 일을 교대하자마자 서둘러 약속장소로 나갔다. 구치소 동료는 안부도 묻기 전에 차 안에서 주사기를 꺼냈다. 김 씨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공포나 두려움보다는 설렘과 기대였다. 시간이 지났어도 몸은 마약을 기억했고 또 갈망하고 있었다. 악마의 미소 앞에 김 씨는 다시 무너져 내렸다.

동료는 약기운에 취해 있는 김 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김 씨는 선뜻 돈을 건넸다. 구치소 동료들과 어울리며 마약을 구매하거나 명품을 사는데 아내와 모은 돈 대부분을 썼다. 아들의 유학자금이었지만, 김 씨에게 더 이상 이성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에 적발될 것이 두려워 여러 호텔을 전전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친척과 지인들에게 연락해 돈을 빌렸다.

쾌락과 불안은 이후 우울증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김 씨는 돈을 빌려달라거나 약을 팔아달라는 구치소 동료들과 연락을 끊었다. 그 길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마약 투약 사실을 고백했다. 법의 심판을 받기 이전에 아내의 심판을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내의 표정에는 두려움과 공포가 묻어났지만, 김 씨를 질책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렇게 끊기 힘드냐"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김 씨는 엉엉 소리 내 울었다. 아내는 그런 김 씨에게 "내게 고백한 걸 보면 분명 끊을 의지는 있는 것 같다"고 위로했다.

김 씨는 아내와 함께 평소 알고 지내던 스님을 찾아 부적을 받아왔다. 스님은 김 씨에게 이제는 관재수가 없으니 더 이상 마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렀다. 아내는 인근 한약방에서 약물해독작용에 좋다는 목초액과 보약도 지어왔다. 마약으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몸이었다. 김 씨는 구치소 동료들과의 인연을 끊기 위해 전화번호도 바꿨다.

아들의 100일 휴가 전날 건장한 남성 2명이 김 씨의 집을 찾아왔다. 김 씨는 직감했다. 이미 마음의 준비는 마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달게 처벌을 받고 마약이라는 악마와 이별하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김 씨는 순순히 수사관을 따라 검찰로 향했다. 실제로 이것이 김 씨 인생의 마지막 처벌이 됐다.

김 씨는 마약에 지배됐던 지난 20년을 후회한다. 네 차례 구속됐고 자식을 잃고, 재산 대부분도 탕진했다. 젊은 시절, 선배의 권유에 우연히 접했던 마약이 김 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출소한 김 씨는 더는 마약을 찾지 않는다. 대신 소박한 꿈을 갖게 됐다. 아내와 함께 작은 화단에 아름다운 꽃을 가꾸는 일. 비록 마약에 찌들었던 지난 인생이지만, 김 씨는 자신과 아내도 꽃처럼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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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테더 '5700원·1600원' 제각각 거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대표적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가격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크게 널뛰었다. 한때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1600원에서 5700원까지 오가며 심한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달러와 1:1 연동돼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정적인 자산이 된 셈이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쯤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테더 가격이 1655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이 급락했고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에 수요가 몰린 여파다. 빗썸에서 거래된 테더 시세창. [사진= 빗썸 갈무리] 테더는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때 달러/원 환율은 1436원이었지만 김치프리미엄이 10% 이상 붙으면서 테더 가격이 환율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거래소 간 가상자산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오르는 이상 급등 현상도 발생했다. 달러/원 환율을 상회한 것은 물론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거래 가격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빗썸의 경우 렌딩(코인 대여) 서비스 청산 과정에서 이 같은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빗썸의 렌딩서비스는 대여한 메이저 자산의 시세가 급등락해 자동상환 레벨에 도달하면 모두 시장가로 매도되는 구조다. 이후 확보된 원화로 대여했던 가상자산을 시장가로 매수해 상환하게 된다. 청산 과정에서 시장가 매수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테더 가격을 계속 밀어 올렸다는 관측이다. 테더 가격이 급격히 뛰면서 빗썸에서 테더를 대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청산 사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빗썸은 상환 매매 발생 시 시세 왜곡 상태를 방지하는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하고 후속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달러 등 실물자산과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혀왔다. 테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달러 자산의 저장 및 거래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게 평가됐다. 그런데 이번 변동성 장세에서 국내 거래소의 테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안전성'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더(USDT) 는 스테이블코인이기 때문에 다른 코인 가격이 변하더라도 가치는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테더 수요가 높은 국내 하락장에는 1달러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 청산을 막기 위해 추가 테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국내시장에서 테더를 포함한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공급 대비 수요가 순간적으로 크게 앞서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해 이날 기준 빗썸 내 대여금액 1위 종목은 테더로 대여 금액은 933억원이 달한다. 이는 2위인 비트코인 대여금액(218억원)의 4배 수준이다. 코인 대여 서비스 상위 자산인만큼 변동성 위기 시 청산 위험도 높게 평가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급등락이 발생할 때 국내 거래소에서 해당 가격변동이 100% 반영되지 않아 김치프리미엄 또는 역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여기에는 테더도 포함된다"며 "이번 폭락 사태의 경우 국내 거래소의 원화 거래가격이 폭락을 전부 반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김치프리미엄이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 2025-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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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온스당 4100달러 돌파…유가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여전한 무역 갈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13일(현지시간) 금값이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는데 백악관이 중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주목하며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3.3% 뛴 온스당 4,133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4,116.77달러까지 올랐다가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2시 47분 기준 2.2% 오른 온스당 4,106.48달러를 기록했다. 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중국에 오는 11월 1일부터 추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발언해 긴장감을 키웠다.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으로 낙관하면서 갈등 완화를 시사하긴 했으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6% 상승하며 지난주 처음으로 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번 상승세는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블루라인퓨처스의 최고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리블은 "금 가격의 상승 모멘텀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며 "2026년 말까지 5,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매입, 탄탄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미·중 무역 긴장, 그리고 낮은 미국 금리 전망이 금 시장의 구조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7%, 12월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인다. 애나 폴슨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국 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2026년에 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4,48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상품 리서치 글로벌 헤드 수키 쿠퍼는 "이번 랠리는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장기 상승세를 위해서는 단기 조정이 오히려 건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물 은 가격은 3.1% 오른 온스당 51.82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52.1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은 가격도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등 요인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유가도 미중 관련 소식을 지켜보며 반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59센트(0.9%) 오른 63.32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59센트(1%) 상승한 5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11월 1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 계획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원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DBS의 애널리스트 수브로 사카르는 "현재 시장의 매도세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협상 의지를 보이면서 진정된 모습"이라며 "단기적 유가 흐름은 결국 무역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OPEC은 보고서에서,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 이어지면서 2026년 석유 공급 부족 규모가 이전 예상보다 훨씬 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중동 지역에서 전투가 재점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이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존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0-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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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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