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종합]“이런 수사야말로 권력의 남용” 23분간 검찰 비판한 양승태…검찰-변호인 기싸움도 계속

기사입력 : 2019년05월29일 17:59

최종수정 : 2019년05월29일 17:59

양승태, 23분간 검찰 작심비판…“이런 수사가 권력의 남용”
박병대 “수사기록 보면서 법관들이 겁박당한 것 같아 가슴아파”
검찰과 변호인 간 감정 격해지기도…예정됐던 서증조사 못 끝내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사건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것이고 권력의 남용”이라며 23여분간 검찰을 작심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오후 공판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특히 공소장 일본주의(公訴狀一本主義) 위반을 지적하며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이상원 변호사는 “이미 공소제기 절차가 위법하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백보 양보해도 검찰의 공소사실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9 mironj19@newspim.com

이어 보충 진술 기회를 얻은 양 전 대법원장은 23분 동안 검찰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법관 생활을 40여년 했지만 이런 공소장은 처음봤다. 저를 찾아오는 여러 동료 법률가들도 공소장 보고 어떻게 이런 공소장이 다 있느냐고 한다”며 “이것은 법률가가 쓴 문서가 아니라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 자문을 받아 한 편의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재판거래’를 했다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니 마땅하지 않았는지 하나를 뽑아서 재판거래로 포장을 했는데, 결국엔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문건 작성 지시한 것으로 끝을 내렸다”면서 “용을 그리려다 뱀도 제대로 못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수사기록의 1/100도 보지 못했지만 깜짝 놀라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검사의 재촉에 못 이겨 교묘한 유도신문에 영합하는 진술이 대부분인 걸 행간으로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여러 법관들이 검찰에서 조사를 당하면서 검찰 조서가 얼마나 경계해야 할 것인지 체감했을 것”이라고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 “수사기관이나 검찰은 법치주의를 보장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수사를 하고 검찰권을 행사해야 된다”면서 “어떤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 하는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수사다. 그런 수사야 말로 권력의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언 기회를 얻은 박병대 전 대법관 역시 13분간 재판에 임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 인생의 사회생활 전부라고 하는 32년을 오로지 법관으로 지냈고 퇴임한 지도 만 2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에 휘말려 형사법정의 법대 앞에 섰다”며 “재판을 할 때든 사법행정을 할 때든 나름 최선을 다했고, 평생 자중자의하고 절제하면서 지냈다. 결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어 “이번 일로 법원의 위상과 법관의 자긍심에 큰 손상을 입게 된 데도 진심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면서도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많은 법관들이 때로는 겁박 당하듯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훈계와 질책을 듣는 것 같은 조서의 행간을 읽자니 참으로 억장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피고인들의 발언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의 기싸움도 계속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소송관계인으로서 이익되는 진술을 하는 건 형사소송법상 보장돼 있으나 소송과 관계없는 건 재판부가 제지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도 공소 유지와 입증을 위해서라도 피고인 주장에 대해서 일정부분을 반박해야 할 것 같다”고 재판부에 반박 기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모두절차에서 할 부분이 아니라며 이를 일축했고, 검찰은 “왜곡된 심증을 형성할 수 있다. 반박 기회를 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인의 모두진술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고 어떤 내용이 들어가든 상관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재판부 역시 “지금 해야 될 절차는 모두절차해서 하지 못한 증거 입증계획을 말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검찰은 “피고인들 주장 중 ‘법관들이 겁박이나 유도에 의해 진술했다’는 등 증거관계를 주장하는 게 있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허용된 시간 내에 입증계획에 대해 말하겠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여기는 신성한 법정이다. 소송 당사자는 재판장의 소송지휘권에 복종해야 한다”며 “재판장님이 알아들을 만큼 합리적으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검사가 끝도 없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이런 행위가 처벌 받을 수 있음을 고지해달라”고 격앙된 상태로 항의하자, 결국 재판부가 나서 상황을 정리하고 10분간 휴정을 명했다.

당초 재판부는 오전에 모두진술을 마치고 오후에는 서증조사로 본격적인 심리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모두절차만 7시간여 동안 진행되면서, 예정됐던 서증조사 진도는 제대로 나가지 못했다.

 

adelant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