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홍콩 이어 한국 찾은 영국작가 콜버트 “이제는 즐거운 메가팝 시대”

기사입력 : 2019년06월28일 18:01

최종수정 : 2019년06월28일 18:0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커다란 붉은 집게발에 푸른 옷을 입은 랍스터맨이 ‘어벤져스’의 캡틴아메리카 방패를 들고 중세기사처럼 전투에 나섰다. 나이키 티셔츠를 입은 반 고흐도 말에 올라 장검을 휘두르고 있다. 화가 조지 콘도(1957~)의 인물초상은 아디다스 후드티를 입고 피묻은 칼을 들고 있다. 대체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도무지 가늠하기 힘든 그림을 그린 이는 영국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1979~)이다. 콜버트는 ‘Hunt’라는 명제의 회화 연작에서 중세에서부터 현대까지 온갖 예술적 도상을 거침없이 버무렸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 라코스테 콜게이트(치약) 등 대중의 일상 속 아이콘을 마음껏 믹스하고 있다. 어지러울 정도로 다종다기한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콜버트의 ‘Hunt 페인팅’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붉은 얼굴의 랍스터맨. 뚱뚱한 체구에 커다란 집게발을 한 바닷가재 형상의 랍스터맨은 작가 필립 콜버트의 ‘제2의 자아’이자 예술적 심볼이다.

서촌 갤러리시몬 전시장에 설치된 필립 콜버트의 랍스터 아미 [사진=이영란 기자]

홍콩의 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이 랍스터맨을 주인공으로 한 ’Lobster Land(랍스터 랜드)’라는 개인전을 성황리에 가졌던 필립 콜버트가 한국을 찾았다. 콜버트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시몬(대표 김영빈) 1~3층에 랍스터맨 페인팅과 각종 신작 회화, 조각, 아트토이, 영상작품을 풀어놓았다. 미니멀하고 의미심장한 현대미술 작업을 주로 소개해왔던 갤러리시몬의 조용한 전시장이 붉고 푸른 원색의 바닷가재들로 활기를 띄고 있다. 갤러리시몬의 역대 전시 중 가장 경쾌하고, 가장 화려한 전시다.

붉은색 랍스터맨이 새겨진 모자를 쓴 콜버트는 “어째서 랍스터맨이냐?”는 질문에 살바도르 달리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학(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달리가 1936년 제작한 오브제 작업 ‘Lobster Telephone’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투박하기 이를데 없는 검정색의 전화기(이제는 빈티지가 됐다)에, 붉은색 바닷가재가 얹혀진 달리의 작품은 기발한 상상을 즐겨 하던 콜버트의 뇌리에 박혔고, 이후 콜버트는 ‘랍스터맨’을 만들어냈다.

노란색 랍스터맨 꽃병 오브제와 함께 한 필립 콜버트 [사진=이영란 기자]

작가는 “초현실주의 작업을 좋아해 즐겨 접하곤 했다. 당연히 전화수화기가 놓여져야 할 자리에 붉은 바닷가재 껍질을 올린 달리의 도발을 보고 ‘심쿵’했다. 그래서 나온 게 랍스터맨이다”라고 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사물을 예술로 끌어들여 ‘부조화의 묘미’를 전해준 거장의 작업에 매료된 그는 이후 일상과 예술, 과거와 현재, 격조와 통속,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랍스터맨을 다채롭게 변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랍스터맨은 황금왕관을 쓴 중세 기사가 되기도 하고, 아이폰을 들어올린채 셀카를 찍기도 하며, 보드를 타고 달리기도 한다. 랍스터맨은 본격적인 팝아트 조각으로 빚어졌지만, 손에 쏙 들어오는 아트토이가 되기도 하고, 모자나 티셔츠, 뱃지, 머그에도 등장한다. 물론 회화와 영상작품 속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끝없이 변주가 가능한 것이다. 랍스터맨을 창안하자 영국의 사치갤러리가 그를 캐스팅해, 영국은 물론 일본 미국 홍콩 한국 등지에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이 재기발랄한 작가는 미국 보그 매거진의 편집장으로부터 “앤디 워홀의 대자(代子)”라는 별칭도 부여받아 유명세를 더하는 중이다.

필립 콜버트의 Hunt Scene 연작 [사진=이영란 기자]

이번 서울 전시에는 페르낭도 레제, 파블로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조지 콘도 등 근현대 거장의 도상을 랍스터맨과 자유롭게 믹스한 'Hunt 페인팅’을 필두로, 랍스터맨 조각, 오브제, 영상작업 등이 포함됐다. 또 높이 21cm의 ‘랍스터 아미’(200달러)를 촘촘히 연결한 설치작업도 시도됐다. 또다른 한축은 앤디 워홀의 ‘플라워’ 연작과 프랜시스 베이컨의 인물초상 연작을 패러디한 회화로 이뤄졌다.

워낙 다양한 이미지들이 혼재되고 뒤섞여 대체로 대형 사이즈인 콜버트의 'Hunt 페인팅'은 서양미술사의 유명 도상들과 대중문화 상징들이 거침없이 채집돼 사냥 포획물이 도열한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그림 구석구석에 SNS의 ‘좋아요’아이콘과 비트코인, 컴퓨터의 에러(Error) 사인까지 떠다닌다. 콜버트는 특히 페르낭도 레제와 프랜시스 베이컨, 조지 콘도의 회화를 좋아하는데 “이들 작가는 그 전 세대 작가들의 작업에서 영향을 받아 이를 새롭게 재해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작가는 “오늘날의 디지털 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온갖 예술에 너무도 쉽게 접근하게 만든다. 또 한편으론 범람하는 상업이미지와 브랜드들이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과잉소비로 치닫게 하기도 한다”며 자신은 그 같은 현실을 하나로 엮고, 연결해 오늘 현대인의 복잡다단한 표상을 드러내고 싶었다는 것. 단 프랜시스 베이컨이 당대의 인간초상을 고뇌에 찬 인물로 그려냈다면 콜버트는 팝아티스트답게 이를 톡톡 튀듯 즐겁고, 경쾌하게 직조해내 대조를 보인다.

필립 콜버트는 말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에서 너무도 다양한 이미지들이 터질 듯 포화상태이듯 예술 또한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메가팝 시대다. 메가팝 시대에는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이미지만 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니까. 그러니 즐겁고 편하게 만끽하면 된다"고. 전시는 8월10일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스키즈, K팝 첫 美 빌보드 8연속 정상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테이프 '두 잇'(SKZ IT TAPE 'DO IT')'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K팝 최초 '빌보드 200' 8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빌보드의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12월 6일 자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빌보드 200 8연속 1위를 차지한 그룹 스트레이 키즈. ryuchan0925@newspim.com 이로써 스트레이 키즈는 자체 기록이었던 K팝 최초 7연속 1위를 넘어, 통산 8연속 1위를 달성하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3월 미니 6집 '오디너리'를 시작으로 미니 7집 '맥시던트', 정규 3집 '★★★★★(5-STAR)', 미니 8집 '락스타', 미니 9집 '에이트', 스페셜 앨범 '스키즈합 힙테이프 - 합(SKZHOP HIPTAPE - 合 (HOP))', 그리고 지난 8월 발표한 정규 4집 '카르마'까지 연이어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해왔다. 1956년 3월 시작된 '빌보드 200' 약 70년 역사에서, 첫 1위 진입 이후 여덟 작품을 연달아 정상에 올린 아티스트는 스트레이 키즈가 최초다. moonddo00@newspim.com 2025-12-01 10:53
사진
국힘 운명 걸린 2일 추경호 영장심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2일 당 진로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추경호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은 물론 당의 운명이 결정된다.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히느냐, 아니면 희망의 출구를 찾느냐는 영장 발부 여부에 달렸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혀 사실상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도 요원해진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상계엄 이후 1년간 계속된 수세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 대대적인 역공이 가능해져 지방선거에서 한판 승부를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서 의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추 의원의 구속 여부는 비상계엄 1년을 맞는 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에 협조했는지 여부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에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다. 추 의원 구속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추 의원)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의원 총회) 장소를 변경한 것이 확인되면 내란의 중요 임무에 종사한 내란 공범"(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인지가 가려지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법리적으로도 위헌 정당 해산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그만큼 정치적 파장은 엄청나다. 구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한 당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추 의원 영장 심사는 2023년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 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통령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의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구속 심사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영장 심사를 받는 추 의원과 닮은꼴이다. 당시 이 대통령에 대해 영장이 발부됐다면 이 대통령은 구속됐을 것이고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대통령은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했고, 민주당도 살길을 찾았다. 추 의원과 국민의힘도 구속 여부에 따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다. 우선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대대적인 내란 정당 공세를 펼 것이다. 내란 정당 심판론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추 의원이 구속되면 당시 지도부에 속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은 1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도 사법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배현진, 김재섭 의원 등 소장파 의원은 당 지도부에 사과 메시지를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20여 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 신천지 비위를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며 "윤석열 시대와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당원 게시판(당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 게시판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당을 퇴행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당게 논란과 사과 반성 메시지 불협화음이 맞물리면서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고 여기에 당내 갈등까지 겹치면 중도층 공략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상당한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완전히 탈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프레임은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에 대한 공격에 나서겠지만 내란 정당 공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일단 기사회생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권에 대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3대 특검을 앞세운 민주당의 내란몰이가 입증됐다고 여권을 몰아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가 당내 갈등을 털어버리고 중도 공략에 나설 경우 지방선거 구도를 혼전 구도로 만들 여지도 없지 않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적어도 연말 연초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권은 물론 지방선거 구도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 2025-12-01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