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논리 적극 홍보했지만...이적, 친일파 발언 논란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부서도 "적절하지 않다" 비판
공식활동 중단 선언은 안해…중요 사안시 재개할 듯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당분간 SNS 여론전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조 수석은 일본의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온 만큼 당분간 SNS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leehs@newspim.com |
조 수석은 지난 11일 논란이 됐던 '죽창가'를 공유한 이후로 약 44개의 SNS 글을 통해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홍보하고 일본의 논리를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을 공유했다.
조 수석은 이와 함께 일본의 수출 규제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하며 전 국민들의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일본판에서 일본 국민들의 혐한 의식을 부추기고 잘못된 여론을 형성할 우려가 있다고 항의했고, 우리 정부와 대법원의 입장을 지적하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 수석은 "지금 중요한 것은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 "우리 정부와 대법원의 부정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논리로 이에 찬성하는 사람은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 상황을 경제 전쟁으로 규정했다. [사진=조국 수석 페이스북] |
조 수석은 이와 함께 "소재 국산화를 위한 추경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 전통적으로 우파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인데, 한국에서는 정반대"라고 반대 세력인 보수를 공격하기도 했다.
조 수석이 청와대의 대일 강경 분위기를 이끌며 반대세력에 대한 공세에 나서자 야권 등이 조 수석을 비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민이 합심해야 될 이 때 오히려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전적으로 개인의 의견으로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국 수석이 일본 참의원 선거 다음날 다시 SNS글을 통해 단결을 강조했다. [사진=조국 수석 페이스북] |
윤 사무총장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한일 관계나 또 이를 둘러싼 문제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그렇게 단정해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2일 기자의 질문에 "개인의 생각을 드러내는 SNS활동을 청와대가 '해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하루에도 3~4개의 글을 올리던 조 수석의 SNS는 22일 새벽 참의원 선거 직후 나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고 비판한 글 이후 잠잠하다.
그러나 조 수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절차를 마무리하거나 중요 사안이 생기면 조 수석은 다시 SNS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