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판매 독려에도…초회보험료 30% 감소
대형사, 반토막 vs 중소형사 급증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특히 대형사들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3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한 주식시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를 통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ELS(주가연계증권)변액보험을 일시납 형태로 판매한 금융지주계열 중소형 보험사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대폭 늘었다.
5일 보험업계 및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82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773억원) 대비 30.1% 감소했다.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83% 줄었고, 빅2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61.5%, 43.7% 줄었다. 이 밖에도 신한생명이 38.1%, 오렌지라이프가 70.5% 급감했다. 초회보험료는 가입 후 처음 내는 보험료로 신계약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형사는 물론 주요 보험사 모두 변액보험 성장성이 급감한 셈이다.
반면 하나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각각 143.9%, 84.9% 대폭 늘었다. 이들 보험사는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은행에서 ELS 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2% 내외의 은행 예·적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에게 6%대의 쿠폰(확정수익)을 어필했다. 특히 ELS변액보험 대부분은 일시납 형태다. 이에 예·적금 만기에 ELS변액보험으로 갈아타는 자산가들이 많아 초회보험료가 급증했다.
이 같이 일부 보험사에서 판매한 ELS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대폭 늘면서 대형생보사들의 큰 낙폭에도 불구, 생보사들의 초회보험료 감소는 30% 수준에 그쳤다.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7만2787건으로 전년(14만4420건)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상품유형별로는 변액종신보험이 64.2%로 가장 많이 줄었고 변액유니버셜과 변액연금보험이 각각 50.1%, 45.8% 감소했다.
변액보험 전체 수입보험료(초회보험료에 계속보험료를 더한 보험료. 제조업의 매출액에 해당) 역시 올해 상반기 4조54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7574억원) 대비 4.5% 줄었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건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3월 2600포인트를 초과했지만 이후 하락 추세다. 올해의 경우 1분기 반등을 시도했지만 하락 기저효과에 그친 후 다시 하락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말 주가지수는 2200포인트까지 주저앉았다. 변액보험은 통상 주가가 올라가면 판매량도 늘어나는 반면 주가가 빠지면 판매도 감소한다. 변액보험 보험료 일부가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되는 탓이다.
이처럼 주가가 하락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변액보험은 새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시 보험사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변액보험은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이 투자자(보험가입자)에게 있다. 이에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금리리스크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이어가는 등 주식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변액보험 판매가 여의치 않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시책(판매 보너스)까지 내걸고 있지만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소비자 관심이 낮은 상태"라며 "주식시장이 회복하지 않으면 변액보험 판매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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