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 전 회장 성폭행 피해 고소 기자회견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23일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에 대한 고소장 제출에 앞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정 전 회장에 의한 성폭행 등 피해 고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종선 감독 피해자 변호인단,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등 관계자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정종선 감독에 의한 성폭행 등 피해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9.23 mironj19@newspim.com |
피해자 변호를 맡은 김용민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정 감독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체육계의 뿌리 깊은 악습들을 모두 파헤쳐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를 하는 피해자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학부모 전체가 피해를 당한 사건인 만큼 신뢰받는 수사를 통해 추가 피해 폭로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육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운동부 운영과 체육계 입시 문제 등에 대해 재검토를 하길 바란다”며 “특정 감독이나 개인에게 부당한 권한이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측은 ▲성폭행 ▲협박을 통한 금품 수수 ▲갑질 행위 등 크게 3가지로 범죄사실을 구성해 정 전 회장을 고소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진형 변호사는 “정 전 회장은 피해자 학부모를 노래방이나 술집,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불러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고 말했다.
하주희 변호사는 “(정 전 회장은) 학생들이 입학하기도 전부터 이후까지 특별레슨비, 김장비, 성과급, 졸업비, 고사비 등 각종 명목으로 총괄 총무 개인계좌로 금품을 요구해 3년간 1인당 적어도 2500만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며 “축구계의 절대적은 지위를 통해 자신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이행해 거액의 돈을 갈취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변호사는 “소위 ‘야자’라고 불리는 저녁 술자리 모임에 학부모들을 참석하게 하거나 자신의 부모 묘소에서 벌초를 시키는 등 일상적 갑질이 자행돼 왔다”며 “의무에 없는 일을 강요한 강요죄에 해당해 별도로 고소장에 포함했다”고 언급했다.
민변은 이번 고소장에 수사기관이 기존 수사에서 밝히지 않은 사실이나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피해사실을 추가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한 고소장은 우편을 통해 법원에 접수될 예정이다.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사진= 대한축구협회] |
앞서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전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지만 영장을 기각했다.
신 판사는 금품 관련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 전 회장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도 적지 않다고 봤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정 전 회장은 서울의 한 고교 감독 재임 시절 학부모들에게 축구부 운영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올해 5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았다.
정 전 회장은 학부모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8월2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정 전 회장에게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을 결정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1985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울산 현대, 전북 현대, FC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94년 국가대표를 한 뒤 2001년 서울의 한 고교 축구부 코치로 부임, 이듬해 감독이 됐다. 2016년부터 한국고교축구연맹 회장을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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