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군 은폐 의혹 제기…"보고서 누락 납득하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지난 5월 발생한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 사고의 원인 분석을 위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실험 과정에서 홋줄의 부실 가능성이 확인됐으나 해군이 이를 은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과수와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군이 국과수의 홋줄 실험 결과 일부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사진=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해군은 사고 후 국과수에 홋줄 인장강도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대상은 사고 당시 끊어진 문제의 홋줄과 대조용 동종 홋줄 등 홋줄 20개였다. 모두 같은 업체가 납품한 제품이었다.
국과수는 그중 오류·오차없이 실험했다고 판단한 홋줄 13개에 대한 결과를 해군에 전달했다. 그러나 해군은 이중 8개의 결과만 공개하고, 나머지 5개의 결과는 누락했다. 문제는 누락된 5개 홋줄의 인장강도가 모두 기준치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공개된 홋줄의 인장강도는 56∼67.8톤(t)으로 홋줄 1개만 기준치에 미달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누락된 5개 홋줄의 경우 인장강도가 49.4∼55.4t으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해군은 홋줄의 최소 인장강도를 60t으로 보고있다. 사고 홋줄은 60.4t이다. 안전상 문제점이 확인된 6개의 홋줄 중 1개만 공개하고 5개에 대한 결과는 제외한 셈이다.
김 의원은 "누락된 홋줄 5개의 경우 '아이 가공부'(연결고리) 쪽에서 줄이 끊어졌다"며 "사고 홋줄 역시 초크에 걸리는 부분이 끊어져 매우 유사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군이) 이들을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제외한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에서 동종 제품의 이상이 발견됐다면, 이 역시 공개하고 부실한 홋줄에 대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종료 후 복귀한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장에서 갑자기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전역을 한 달 앞둔 병장 1명이 숨지고 상병 3명과 중사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3년과 2015년에도 홋줄이 끊어지면서 작업자들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