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생중계·취재진 접근 등 여러 문제에 놀라"
美 전문가 "北 정권의 속성·불안정성 보여줘"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한국과 북한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이 평양에서 '관중 없는 경기'로 치러진 것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실망감을 나타냈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개최된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직접 관람한 이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인 경기에 경기장이 꽉 찰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관중 없는 경기'로 치러져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관중 경기를 치른 한국과 북한 선수들. [사진= 대한축구협회] |
인판티노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북한 당국의 경기 생중계 불허 및 취재단 접근 차단 등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관중이 없는 것과 더불어 경기 생중계, 비자 문제, 외국 기자들의 접근 등에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해 놀랐다"며 "우리에게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한 순간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며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북한 축구협회에 제기했고, 축구가 북한과 전 세계 여타 국가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확실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9년만의 평양 원정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이와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관중 없는 경기로 치러진 사상 초유의 월드컵 예선전이 북한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며 "북한의 이런 태도가 국제사회에서 절대로 용납돼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이번 남북 예선전은 전적으로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다"며 "월드컵 경기와 같은 국제 경기에서 언론과 관중의 접근이 당연히 보장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이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없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진 것은 북한 정권의 속성과 불안정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아마도 북한 내부 상황이 불안정하거나, 북한 정권은 5만 명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과 북한을 지켜보는 것을 두려워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번 평양 예선전은 축구경기에서조차 통상적인 언론보도를 허용하지 않는 북한 정권의 진정한 색깔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축구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언론 장악과 존엄 유지를 추구하는 만큼, 다음달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김 위원장의 방한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방한에 대한 한국 대중의 반응 등 한국 내 상황과 언론보도를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