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예전엔 연예계 생활과 배우를 택한 게 힘들 때가 있었죠. 지금은 감사해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거기서 만족이 있더라고요."
배우 임수향이 MBN 드라마 '우아한 가'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또 확장했다. 그간 '캔디형'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벌 모석희를 맡아 엉뚱발랄한 매력을 맘껏 과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2019.11.06 alice09@newspim.com |
"'우아한 가'는 수, 목요일 밤 11시 방송인 데다, 드라마를 많이 선보이지 않았던 채널에서 시도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어려움이 많았죠. 근데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실 줄 몰랐어요.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아 더 감사하죠."
임수향이 맡은 모석희는 MC그룹 외동딸이자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말재주를 가진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겐 주눅 들지 않고 통쾌한 '한 방'을 먹인다. 그간 임수향이 드라마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석희는 딱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 캐릭터에요. 가진 모습이 너무 많았거든요. 가끔은 이상하다가도 착하기도 하고, 옳은 말을 하다가도 철딱서니가 없죠. 그래서 매 장면 다른 사람처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어려웠어요. 각기 다른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니까 촬영 때마다 고민이었죠. 드라마를 촬영하다 보면 캐릭터가 한 가지로 구분되는데, 석희는 단정할 수 없어 좋았어요. 걸크러쉬 면모를 보이면서 통쾌한 한 방을 날리고, 그러면서도 호감으로 비춰지게 하려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 인물이에요."
'우아한 가'는 재벌가의 숨은 비밀과 이를 둘러싼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다. 시청률은 첫 방송 2.7%(닐슨, 전국 유료가구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에 무려 8.5%까지 치솟았다. 이는 MBN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2019.11.06 alice09@newspim.com |
"약간 말도 안 되는 막장이면서도 현실과 맞닿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씁쓸한 점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전개도 빨라서 좋아해주시더라고요(웃음). 캐릭터들도 모두 성격이 센데 살아 있는, 입체감이 있었고요. 이런 부분이 다른 재벌가 드라마와 차별점이었죠."
'우아한 가'는 임수향과 배종옥(한제국 역)이 끌고 가는 드라마였다. 보통 재벌가 드라마가 남성들 이야기를 그렸다면, '우아한 가'는 여성이 주체인 작품이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여자가 전개를 이끄는 작품은 별로 없었잖아요. 제가 출연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그랬죠. 그래서 좋았어요. 더 어려운 길이지만, 하게 되더라고요. 석희라는 캐릭터가 그간 여자 주인공과 다른 성향이라 작품을 택한 것도 있어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캐릭터이고 두 여성 캐릭터가 대립해 극을 끌고 나가는 게 좋았죠. 하하. 항상 색다르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어려워도 하게 돼죠."
임수향은 그간 작품들을 통해 부단히 연기변신을 해왔다. '신기생뎐' 단사란으로 출발한 그는 '아이가 다섯'에선 푼수같지만 사랑스러운 여자로 변신했고,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선 내면연기까지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작품마다 늘 도전했고, 변신하면서 지금까지 올라왔다. 최근엔 예능에서 수더분한 매력을 보여주며 대중과 더 가까워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2019.11.06 alice09@newspim.com |
"작품에서 사연 많은 캐릭터를 많이 해서 편견 아닌 편견이 생겼어요. 그런데 예능을 하면서 제 진짜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편견이 자연스레 없어지더라고요. 이제는 어떤 역할을 해도, '인간 임수향'으로 봐주시니 좋아요. 예능을 하면서 MC에 대한 욕심도 나요. 예능도 많이 찾아보면서 배우고 있어요. 요즘 예능, 드라마를 보며 공부하는 중이에요."
그간 브라운관과 스크린, 예능을 넘나들며 쉬지 않고 활약해온 임수향. 2009년 데뷔했으니 올해로 벌써 10년차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임수향은 "배우를 택한 게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가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싱긋 웃었다.
"TV를 보는 것도 공부이자 일인데, 재밌게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하하. 10년째 아직 이 일을 하고 있는 걸보면, 연기할 때가 제일 행복하단 거겠죠. 지금은 즐길 여유도 많이 생겼고요. 임수향의 내일요? 앞으로 더 재밌어질 것 같아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