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데이터3법] ㉖내 의료정보도 맘대로 못보는 현실…김세연 "법 개정돼도 제약 많다"

기사입력 : 2019년11월24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11월24일 08:00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인터뷰
1년째 계류된 개인정보보호법, 보건의료빅데이터플랫폼 '무용지물'
데이터 3법 통과돼도 의료법 개정 안되면 헬스케어는 '그림의 떡'

[편집자주]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무장한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누르며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알린 지 3년 반이 지났습니다. 알파고 쇼크에 우리 기업과 대학은 앞다퉈 인공지능 투자를 선언했지요. 하지만 국내 법체계는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 규제에 막혀 야심차게 닻을 올린 인공지능 연구가 속속 중단되고, 인재는 해외로 떠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데이터 3법 개정을 추진중이지만 법안이 1년 째 국회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이 답답한 현실을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30회 이상 '빅시리즈'로 꼼꼼하게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우리나라는 환자의 인적사항과 병력, 입·퇴원 기록 등 모든 의료 정보를 전자화해 저장하는 전자의무기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올해 기준 공공의료 빅데이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소유한 것만 3조4000억건에 달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약 3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그야말로 '모셔두고' 있다는 데 있다. 개인의 의료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연구 목적으로 쓰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가로막혀 있다. 뿐만 아니다. 내 의료정보를 나조차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내 의료정보를 활용해 사전에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는 그림의 떡이다.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같은 우리의 현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는 밀려오는데 우리의 대비는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토론회를 열 정도로 미래 의료 분야 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그를 만나 국내 의료데이터 산업의 현 주소와 미래 모습을 들어봤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2019.11.15 leehs@newspim.com

◆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출발했지만…꽉 막힌 개인정보 활용

지난 9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암센터 등에 있는 각종 의료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개념이다.

김 위원장은 이 플랫폼에 대해 "발병 데이터와 처방 데이터, 청구 데이터와 환자 인적사항등이 각 기관에 조각조각 나뉘어 있었는데, 이를 관통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사례"라며 "각 기관에서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데이터 세트(data set)를 만든 후 개인의 이름을 지우고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익명 정보 처리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 플랫폼에서는 각 기관의 정보를 모아 '50대 여성에게서는 어떤 암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어떤 약을 썼더니 예후가 어떻더라'하는 형태의 데이터를 분석해내는 것이다. 이렇게 도출해낸 결과는 연구 목적으로만 쓸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기업에서 이 데이터들을 볼 수는 없고, 최종적으로 분석된 결과만을 연구 기관에서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굉장히 통제된 환경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간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한, 걸음마를 떼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현재로서는 이 플랫폼이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서 개인 의료데이터를 수집하려면 각 개인의 동의를 일일이 다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데이터 3법'의 일환인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면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아직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은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데이터 3법의 통과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데이터 3법은) 기본법의 역할을 한다"며 "개인정보법만 통과돼도 이미 개통된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이 훨씬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및 내외빈이 지난 9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통식'에서 분석센터 현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9.17 alwaysame@newspim.com

◆ 데이터 3법 통과돼도 첩첩산중…"의료법의 허들이 너무 높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의료데이터 활용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내 의료정보를 내 마음대로 보고 활용할 수조차 없는 의료법'에 있다.

지난해 애플은 '애플 헬스 레코드' 플랫폼을 만들었다. 개별 병원에 저장된 각 환자의 진료·처방기록과 진단결과, 예방주사 기록들을 환자가 자신의 아이폰에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개인은 자신의 의료 정보를 한 데 모아 보면서 사전에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이같은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국내 의료법에 따르면 환자는 자신의 의료정보를 의료기관으로부터 받은 출력된 사본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정보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의료기관에서는 환자를 제외한 다른 의료기관이나 타인에게 의료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애플 플랫폼처럼 여러 병원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의료 정보를 한 데 모아 개인에게 제공할 수 없는 것. 그나마 최근 환자의 동의를 받아 의료기관 간 의료 정보 공유 시범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각 병원마다 데이터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는 등의 문제로 활용률은 12.5%에 불과하다.

김세연 위원장은 "현재 의료데이터는 극히 제한적으로 밖에 활용할 수 없다보니, 데이터 3법이 개정되어도 많은 부분에 있어 제약이 남는다"면서 "의료법의 허들이 워낙 높다. 의료기관과 의료인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정보 제공 조항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결국 핵심은 각 개인이 자신의 의료 정부에 대한 '주권'을 갖는 것 이다. 김 위원장은 "개인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본인의 건강상태 등에 대해 축적되고 분석된 데이터를 제공 받음으로써 질병의 조기 발견과 함께 과잉의료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자 개인의 의료정보 주권을 제한해 놓은 의료법을 당장 개정하기란 쉽지 않다. 의료계의 반발 때문이다.

이에 김세연 위원장은 최근 개인의 데이터 소유권을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 같은 데이터를 민법상 '물건'으로 정의해서 각 개인이 이를 주체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개인정보 등 데이터가 민법상 소유권의 객체인 물건에 포함되면, 경제적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개인의 소득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정보 주체와 계약을 통해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데이터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2019.11.15 leehs@newspim.com

◆ 핸드폰으로 헬스케어 하고, 신약개발 단축하고…미래 의료데이터 활용 청사진은?

개인이 주체적으로 의료정보를 관리하고, 더 나아가 개인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만 해 준다면 의료데이터 활용 산업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일단 의료산업 자체가 의료기관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 치료 중심이 아닌 건강 관리 중심의 서비스로 변화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오픈한 Forward 병원에서는 빅데이터와 AI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필요한 환자 데이터와 비교해 의사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며 "또 모바일 앱을 통해 24시간 의사나 간호사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보거나 요청할 수 있고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제약분야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제약분야에서 현재 신약을 한 개 개발하는데 통상 15년이 소요되며, 그 중 신약후보물질 선정에 5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연구자 수 십명이 매달리는 문헌정보, 유전체 정보, 특허 정보 등의 분석을 빠르게는 단 하루 만에 끝내고 신약후보물질을 선정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신약 개발 주기가 빨라지고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들에 대한 해결 방안도 마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분야는 '디지털 치료제'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우울증이나 불면증, 정서불안 등은 상담 아니면 약물로 치료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앞으로는 약물이 아닌 신약의 개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정서불안이 있는 경우 펫봇 등에 알고리즘을 넣어 행동 반응을 보고 이를 치료하는 식의 디지털 치료가 활성화 될 것"이라며 "각 신약에 대해 개인이 반응한 것도 모두 익명 데이터가 돼 다른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미래가 오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의료정보를 굉장히 민감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정보가 악용될 수 있는 여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전 세계가 바뀌고 있는데 우리만 뒤떨어져 있으면 어느 순간 기술적으로 완전히 해외에 종속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지금부터 열린 마음으로, 열린 관점으로 사회적 논의를 활발하게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화라는 두려움에 갇혀 있어서는 인류가 진보하는데 우리가 동참할 수 없다"며 "우려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우려를 변화의 과정에 담아내는 노력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jh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사진
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