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창포리는 지금 '과메기' 세상

기사입력 : 2019년11월23일 14:21

최종수정 : 2019년11월23일 14:21

영덕 창포리서 부활한 겨울별미 '청어 과메기'
창포리 어민, '청어과메기' 영어조합 결성,상표등록...부자어촌 꿈꿔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겨울 별미 '과메기'가 돌아왔다.

'청어 과메기'의 고장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의 '청어 과메기' 덕장[사진=남효선 기자]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잘 숙성된 '과메기'는 동해연안 항포구 사람들에게는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1960년 대의 아련한 맛을, 도시민들에게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단백질이 가득담긴 겨울 별미로 인기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경북 영덕을 비롯 동해연안의 해촌은 겨울철 별미로 인기가 높은 '과메기(관목어)'를 말리느라 분주하다.

'과메기'가 최근 웰빙 붐을 타고 경북 동해연안 항포구 어디서나 맛볼 수 있지만 그중 가장 각광받는 것은 '영덕 청어 과메기'이다.

포항 등지에서는 대개 '꽁치 과메기'를 만나기가 일쑤이나 영덕에서 만나는 과메기는 옛 전통을 오롯이 담아 말린 '청어 과메기'이다.

영덕 중에서도 '청어 과메기'를 제대로 맛 보려면 '대게' 고장으로 이름 난 영덕 강구항을 지나 북쪽으로 해안도로를 타고 조금만 올라가면 자그마한 포구를 만난다.

예부터 '청어 과메기' 고장으로 이름난 영덕군 강구항 창포리이다.

창포항에 들어서면 눈 앞에 장관이 펼쳐진다. 푸른 동해 자락을 끼고 조성된 '청어과메기 덕장'이다. 어민들이 삼삼오오 덕장을 앞에 두고 '청어 과메기' 손질에 여념이 없다.

'청어 과메기'가 겨울철 별미로 새롭게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몇 몇 애주가들 사이에서 겨울철 안주로 인기를 끌다가 불과 수 년 사이에 동해연안 해촌마을을 먹여 살리는 효자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청어 과메기'의 고장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의 '과메기' 덕장에 잘 손질된 청어가 해풍에 익어가고 있다. 2019.11.23 nulcheon@newspim.com

◆고문헌에는 관목어. 연관목...'과메기'는 동해연안 방언

과메기의 어원은 '관목어(貫目漁)'에서 찾는다. 일테면 '고기 눈을 찔러 나무에 걸어 놓은 고기'라는 의미다. 해촌사람들은 관목어의 기원을 이렇게 설명한다.

"동해 연안 해촌마을의 담장은 대개 싸리나무로 세운 울타리가 대부분이었다. 파도가 일고 해일이 넘치는 겨울철이면 해류를 타고 북으로 이동하던 청어가 해일과 함께 싸리나무 울타리에 와서 꽂힌다. 싸리나무 울타리에 걸린 청어는 해풍에 몸을 내맡기고 며칠을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퍼덕퍼덕하게 건조된다. 이렇게 며칠 밤낮을 얼었다가 녹으면서 해풍에 마른 청어는 육질이 쫀득쫀득한 '관목청어'로 변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청어 과메기'이다. 당초 관목어가 동해연안 지방의 방언으로 굳혀진 것이 오늘날의 과메기인 셈이다.

1832년과 1871년 발간된 '영일읍지'와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해풍에 얼면서 말려진 관목어가 진공품으로 선택된 지역은 연일과 장기 두 곳으로 확인된다.

겨울철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청어 과메기'[사진=남효선 기자]

이들 옛 문헌은 '매년 겨울이면 청어가 반드시 연일과 장기지역에서 제일 처음 잡히는데 먼저 나라에 진공한 후에야 모든 고을에서 이를 잡았다. 청어가 잡히는 정도가 많고 적음에 따라 그 해의 바다농사 풍흉을 점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이 지역 풍습을 기록하고 있는 '소천소지'에는 '동해안 지방의 한 선비가 겨울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해안가를 가다가 민가는 보이지 않고 배는 고파오는데 해변가를 낀 언덕 위의 나무 가지에 고기가 눈(目)이 꿰인 채로 얼말려(얼면서 마른 상태를 이르는 경상도 방언) 있는 것을 보고 찢어 먹었다.너무나 맛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온 그 선비는 집에서 겨울마다 생선 중 청어나 꽁치 등 눈을 관통할 수 있는 어류의 눈을 꿰어 얼 말려 먹었다'고 전하고 있다.

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청어를 연기에 그을려서 부패를 방지했는데 이를 연관목' 이라고 한 기록도 전해진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비웃(청어) 말린 것을 세상에서 흔히 관목이라 하나, 이는 잘못 부름이요, 정작 관목은 비웃을 들어 비추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얼 말려 쓰면 그 맛이 기이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경북 영덕군 창포리의 '청어 과메기' 덕장 작업 모습[사진=남효선 기자]

◆ 동해연안 해촌의 '염장술'이 빚은 천연 발효 먹거리 '청어 과메기'

동해연안 해촌은 예부터 염장기술이 발달한 곳이다.

경북 울진지방은 불과 60여 년 전인 1950년 말까지도 '바닷물을 끓여 만든' 천일염인 '자염(煮鹽)' 생산지로 이름높았다.

오늘날처럼 냉장고 따위의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과메기는 이른바 '냉훈법'의 효시인 셈이다.

이같은 냉훈방식으로 생선을 갈무리하는 습속은 과메기뿐만 아니라, 가자미, 가오리, 열기, 명태 따위의 어물도 같은 방식으로 저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강원도 인제지방의 황태덕장은 대표적인 냉훈방식 처리장인 셈이다.

'청어 과메기'의 고장인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의 '과메기' 덕장 작업 광경[사진=남효선 기자]

◆ 사라진 청어 되돌아오다...올 영덕지역 어획량 3562톤

청어 과메기가 겨울철 별미로 알려지면서 최근 강구항 일대와 창포리 연안 해촌에는 대규모 덕장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과거에는 어촌의 정지(부엌)에 달린 '살창'에 꽂아 말렸다. 살창은 일종의 환기구이다.

이 살창에 청어를 걸어두면 적당한 바람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살창으로 빠져 나가는 솔향까지 배여, 그 맛과 향이 독특한 과메기로 완성되는 것이다.

최근 과메기가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으면서 청어는 꽁치로 대체됐다.

이는 청어 어획량이 급격하게 준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대량생산이라는 상혼에 떼밀렸다는 것이 좀더 직접적인 이유이다.

청어는 꽁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훨씬 많은 어종인 까닭에 청어를 과메기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6~7일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에 꽁치는 3~4일이면 과메기로 완성할 수 있다. 그만큼 가공 시간이 덜 소요돼 청어과메기보다 꽁치과메기가 쉽게 대중화된 셈이다.

해풍에 작 익힌 '청어 과메기'[사진=남효선 기자]

◆영덕 창포리 '청어 과메기' 원조로 부활

지난 1980년대 이후 거의 잡히지 않았던 청어가 지난 2010년부터 급격하게 어획량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0월 영덕군의 청어 어획량은 3562톤으로 지난해 대비 약 30%의 생산량 증가와 영덕군의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올해 '청어 과메기' 생산 어가는 70개소로 늘어났다.

사라진 청어가 동해 연안에 대거 출몰하자 영덕 강구항 인근의 해촌주민들은 앞다투어 '청어과메기 덕장'을 설치하고 과메기 생산.가공에 팔을 걷었다.

영덕 해촌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청어 과메기' 생산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3년.

영덕 어민들이 '영덕청어과메기영어조합'을 결성하면서부터이다. 이들어민들은 '영덕 청어과메기'를 상표등록하고 본격적인 영덕 청어과메기 생산에 나섰다.

인기가 치솟고 있는 청어과메기의 올해 가격은 한 두름(20마리)에 1만6000~1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청어 과메기' 원조마을인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의 '청어 과메기' 덕장[사진=남효선 기자]

◆ 영덕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출원... '청어과메기' 생산 어가 대폭 지원 

과거 진공품이던 '청어과메기'가 영덕지방에서 부활한 셈이다.

영덕군도 '청어 과메기' 생산 어가가 불어나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영덕군은 몇 해 전 경북지식재산센터와 공동으로 청어과메기의 품질특성, 생산과정, 품질 유지관리 등을 조사해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출원했다.

홈페이지 개설 등 온라인상의 홍보와 판매를 강화하고 포장재 지원사업을 통해 상품을 규격화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했다.

지금 영덕 강구항과 창포리 등 영덕지방의 갯마을에는 푸른 동해를 이마에 이고 과메기가 해풍을 맨 몸으로 맞으며 익어가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델 문가비 아들 친부는 정우성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모델 문가비(35)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가 배우 정우성(51)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24일 "문가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산 시점과 두 사람의 교제 여부, 결혼 계획 등 사생활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알렸다. 배우 정우성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앞서 두 사람 사이의 득남 소식이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의 만남 가까이 지냈으나 교제한 사이는 아니었고 결혼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6월 문가비가 임신 사실을 알렸고 정우성은 양육의 책임을 약속했다고 한다. 문가비는 뷰티 예능 프로그램 '겟잇뷰티' 등으로 얼굴을 알린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들 출산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결혼 여부나 아이 아버지에 관한 언급은 없어 궁금증을 샀다. 당시 문가비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에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저는 임신의 기쁨이나 축하를 마음껏 누리기보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조용히 임신 기간 대부분을 보냈다"며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건 오로지 태어날 아이를 위함이었다. 마음 한편에 늘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꽁꽁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문가비 인스타그램] 이어 "세상에 나온 아이를 앞에 두고 여전히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지만 그런 내 부족함과는 상관없이 존재 자체만으로 나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이를 보며, 완벽함보다는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찬 건강한 엄마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가비는 1989년생으로 2017년 온스타일 예능 '매력티비'와 '겟잇뷰티'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SBS '정글의 법칙'과 KBS '볼빨간 당신' 등 각종 예능에 출연했다. 여러 광고와 헤라서울패션위크 등 패션쇼 무대에도 섰다. jyyang@newspim.com 2024-11-25 09:48
사진
이재명 '위증교사' 1심 김동현 판사 누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전라남도 장성 출신의 김동현 부장판사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4년 광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인천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선거·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11.25 leehs@newspim.com 김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사건을 함께 심리하고 있는데, 해당 사건은 기록의 양이 방대하고 쟁점이 복잡해 1심 선고를 하기까지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이 대표 측은 두 사건을 분리해서 진행할 경우 방어권 보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병합 심리를 요구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의 1심 사건을 맡으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특히 박영수 피고인은 국정농단 규명을 위해 임명된 특별검사로 어느 공직자보다 공정성과 청렴성에서 모범을 보여야함에도 금품을 수수했다"고 질책했다. 박 전 특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 대해서는 "다수의 공직자에게 긴 시간 금품을 제공한 점, 이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스파르타팀'을 꾸려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에게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의 형사 사건 중 가장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유죄가 확정된 위증교사 사범 195명 중 실형(69명)이나 징역형 집행유예(114명)가 선고된 사례는 94.8%에 이르며 벌금형(12명) 선고 비율은 6.2%에 그쳤다. 이 대표가 만약 위증교사 혐의로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으면 공직선거법 제19조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형이 실효될 때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11-25 11:1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